(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경찰 수뇌부들이 첫 공판에서 "직접 가담하지 않았고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20일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를 받는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목현태 전 국회경비대장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재판부는 당초 1차 공판을 조 청장과 김 전 서울청장 오전 10시, 윤 전 조정관과 목 전 경비대장 오전 11시로 각각 예정했으나, 두 사건을 병합해 진행하기로 했다.
검찰은 모두진술을 통해 "조 청장 등은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대령(전 제3야전사령부 헌병대장)과 공모해 위헌·위법한 포고령에 근거, 헌법기관을 강압해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또한 "동시에 의회·정당 제도, 선거관리 제도, 영장 제도, 헌법과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 비상계엄을 대한민국 전역에 선포, 무장 군인 1600명과 경찰 3790명 등을 동원해 국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더불어민주당사, 여론조사 꽃을 점거·출입통제·강압해 한 지역의 평안을 해하는 등 폭동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 청장 등은 지난 18일자로 제출한 의견서 등을 통해 "직접 공모에 가담하지 않고 위법성 인식이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나섰다.
조 청장 측은 "실질적으로 월담자 통제와 계엄을 조기 해제할 수 있도록 사실상 기여했다"며 "판례에서 요구하는 범죄의 본질적 기여가 없어서 내란죄의 공범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 전 조정관 측은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상황과 지극히 제한적인 정보하에서 위법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채 신속 보고·처리라는 경찰 본연의 업무를 수행했을 뿐"이라며 "경찰관으로서 대한민국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업무를 했지, 단 한 번도 체제 전복이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생각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목 전 경비대장 측은 "비상계엄을 집에 있다가 언론을 통해 알았을 정도로 (늦게) 접하게 됐으며 연락을 받고 국회로 복귀했을 정도로 사건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폭동을 일으킬 고의가 없고 국헌 문란 목적도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검찰에 변호인 의견서를 확인한 뒤 공소사실에서 '순차 공모'가 무엇인지, '내란 중요임무'가 무엇인지 등을 특정해 구체적으로 밝혀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오는 31일 2회 공판기일은 조 청장과 김 전 서울청장, 윤 전 조정관과 목 전 경비대장 사건을 분리하고 곧장 증인신문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조 청장과 김 전 서울청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계엄 당시 경찰병력 약 2000명을 동원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시설들을 봉쇄한 혐의를 받는다.
윤 전 조정관은 이현일 국수본 수사기획계장으로부터 국군 방첩사령부의 체포 시도 사실과 체포조 편성을 위한 경찰관 지원 요청 사실을 보고 받고, 이를 조 청장에게 보고해 승인·지시받는 등 체포조 편성과 운영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목 전 경비대장은 국회 청사 경비 책임자로 계엄 선포 당시 두 차례에 걸쳐 국회의원을 포함한 모든 민간인의 국회 출입을 막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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