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호텔·리조트를 운영하는 아난티와 삼성생명 간 부동산 부정거래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이만규 아난티 대표를 기소했다. 다만 부동산 거래 의혹은 무혐의로 판단하고 허위 공시 혐의만 적용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용성진)는 이 대표를 자본시장법 및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이날 불구속기소했다.
이 대표는 회삿돈 수십억 원을 회계장부에서 누락하는 방식으로 회계 처리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장부를 꾸미고 허위로 공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해당 혐의의 공소시효가 지난해 3월 만료되는 점을 고려해 이 대표의 동생이자 전 아난티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홍규 씨를 지난해 3월 29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하며 공소시효를 정지시키고 수사를 이어왔다.
그러나 검찰은 이 대표의 핵심 의혹인 '부동산 부정거래' 부분에 적용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거래"라고 판단해 불기소 처분했다.
아난티는 2009년 4월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토지와 건물을 500억 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지상 17층·지하 7층 규모로 개발할 예정이었다. 이후 부동산 잔금 납부 전인 같은해 6월 22일 969억여 원을 받고 삼성생명에 되팔며 두 달 만에 469억여 원의 이득을 봤다.
금융감독원의 의뢰를 받아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매각 과정에서 아난티 측이 삼성생명 관계자들에게 회삿돈으로 뒷돈을 건넨 것으로 의심해왔다.
검찰은 지난달 거래 당시 삼성생명 부동산사업부 부장이었던 이 모 씨를 불러 조사하고 앞서 부동산사업부 팀장 출신의 투자회사 대표 황 모 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그러나 당시 부동산 거래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한 뒤 황 씨와 이 씨를 무혐의 처분하고 이 대표에 대한 횡령·배임 혐의도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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