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이른바 '대장주 아파트'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KB선도아파트 50지수가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 폭등이 시작했던 2019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달여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가 활발히 거래된 영향으로 보인다.
27일 KB부동산에 따르면 3월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월 대비 3.42%로 오른 108.8이다. 이는 2019년 12월(3.86%) 이후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이다. 해당 시기는 한국은행이 집값 상승기로 지목한 2020~2021년 직전이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KB에서 시가총액(각 단지 내 전체 가구 집값 총액) 전국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이들 단지의 시세 동향을 지수화해 발표하는 것이다.
50개 단지에는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등이 포함돼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KB선도아파트 50지수에는 강남권 대표 아파트가 들어가 있는데 2~3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영향으로 매맷값이 오른 부분이 있다"며 "똘똘한 한 채, 상급지 갈아타기 등의 수요가 많았을 것으로, 해당 지역 인기는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들 단지에서는 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3일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84.96㎡(12층)'는 70억 원에 매매됐다. 업계에서는 최근 해당 단지 동일 면적 아파트가 70억 원을 웃도는 매맷값에 거래됐다고 전해졌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수심리는 개선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6으로, 전주(99.6)보다 1.0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강남·서초·송파구가 포함된 서울 동남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6.0에서 107.3으로 올랐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선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대장주 아파트 수요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확실하게 (이익이) 보장된 곳만 사람들이 투자하고 있는데, 대장주 아파트가 이에 해당한다"며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다른 지역과의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재지정했지만 대장주 아파트의 경우 똘똘한 한 채, 갈아타기 등 수요는 여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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