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지역 간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강남3구(서초·강남·송파)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지만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외곽 지역은 급매물이 쏟아지며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4% 상승하며 한 주 전(0.11%)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특히 강남3구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송파구는 전주 대비 0.68% 올라 7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강남구(0.52%)와 서초구(0.49%) 역시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강남권에서는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연일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34평)는 40억 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찍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116㎡(46평)는 최근 80억 원에 거래되며 서울 아파트 시장의 최고가를 다시 썼다.
반면 노·도·강 지역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노원구 불암현대 전용 114㎡(42평)는 지난달 24일 6억 5000만 원에 손바뀜하며 직전 거래가인 7억 3000만 원보다 약 11% 실거래가가 떨어졌다. 도봉구 현대1차 전용 84㎡(31평)는 지난달 3억 5000만 원에 거래되며 전달 거래된 5억 2000만 원 대비 33% 급락했다. 강북구 SK북한산시티 전용 84㎡(34평) 역시 지난달 초 7억 2500만 원에서 같은 달 말 6억 5000만 원으로 하락하며 약 10% 감소했다.
노원구와 강북구는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10주 연속 아파트값이 떨어지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 도봉구 역시 지속적인 가격 하락세로 외곽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양극화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꼽는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기준금리 인하가 매수 심리를 자극하며 자금력 있는 수요자들이 선호 지역에 집중적으로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은 "실수요자들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인기 지역으로의 수요 쏠림이 지속될 것"이라며 "서울 내 집값 양극화는 앞으로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강남권의 학군, 교통, 생활 인프라 등 우수한 입지 조건과 안정적인 투자 가치가 결합한 결과로 풀이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고가 시장은 대출 규제에도 영향을 덜 받지만, 중저가 시장은 자금 조달 여건 악화 시 매수세와 집값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관망세가 장기화할수록 외곽과 핵심지 간 가격 격차는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