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전국 집값이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아파트 '갭투자'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무리한 투자로 인한 피해를 볼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27일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전세가율은 전국 기준 68%, 서울은 54.06%다. 전세가율이란 매매가격에 대비한 전셋값의 비율을 뜻하는 것으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전세가와 매매가 차이가 크지 않음을 의미한다.
지방을 중심으로 전세가율이 70%를 넘기며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부담이 줄어들었지만, 우량 입지로 평가되는 서울의 전세가율은 여전히 50%대에 머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세가율이 70% 이상 유지되는 일부 지역에서는 투자 검토가 가능하지만, 하락장에서는 무리한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며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레버리지 활용이 어려운 상황으로, 역전세와 깡통전세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일부 지방의 경우 매매 수요가 줄어들고 임차 수요는 늘면서 전세가율이 크게 높아져 갭투자 하기에 부담 없는 가격일 수 있지만,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시황에서 무리한 갭투자는 리스크가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갭투자는 서울의 전세가 비율이 낮은 데다 향후 자본이득이 크지 않을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만큼 갭투자의 선행 조건은 '대기 수요'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갭투자는 결국 차익 목적 차입 투자를 적극적으로 노리는 전략이라 집값 상승을 전제로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며 "서울 강남권 및 한강 변, 5년 이하 신축, 역세권 등으로 갭투자 검토 지역을 제한하되 투자 기간은 장기간으로 설정해야 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검토지 등도 복합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 집 마련'을 위한 갭투자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 경우 집값이 다시 상승 국면에 접어들기 전에 투자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은 "현재 시장은 투자하기 좋은 시점은 아니지만 '내 집 마련'을 위한 갭투자는 나쁘지 않다"며 "자금 일정을 고려해 더 좋은 곳으로 가기 위한 갭투자는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갭투자 계획이 있다면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기 전, 매수자 우위 시장에 매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했다.
junoo5683@news1.kr
편집자주 ...대내외 불확실성에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다. 거래량이 급감하고 매수 심리도 크게 위축되면서 전국 집값은 이미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그럼에도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뉴스1은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적기부터 아파트와 빌라 등 비아파트, 토지·꼬마빌딩의 투자 방법과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부 대책에 대한 전문가 시각을 6차례 걸쳐 다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