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대 3 기각' 기대감…'몸 낮춘 尹' 인도적 메시지에 집중

석방 후 3차례 메시지…"미래세대 감사" "단식 중단" "산불 진화"
현 국면 유리하다고 판단…헌재 자극 피하며 수위 조절

법원의 구속취소 청구 인용으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3.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법원의 구속취소 청구 인용으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3.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정치적 발언을 자제한 채 '인도적 메시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심판이 기각되면서 여권에서 윤 대통령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윤 대통령 본인도 발언 수위를 조절하며 '톤 다운' 행보를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석방 이후 총 세 차례 메시지를 냈다.

지난 8일 석방 직후에는 "불법을 바로잡아준 중앙지법 재판부의 용기와 결단에 감사드린다"며 지지자들을 향해 "응원을 보내주신 많은 국민들, 미래세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당시 윤 대통령이 주먹을 불끈 쥔 장면과 함께 지지층 결집의 의미로 읽혔다.

이후 윤 대통령은 비정치적 메시지를 중심으로 발언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지난 20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단식 중인 지지자들에게는 "탄핵 심판 결과가 아무리 중요해도, 여러분의 생명보다 소중할 수 없다"며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분신으로 숨진 지지자의 유족에게는 대통령실 참모진을 통해 "비보를 접하고 정말 가슴 아팠다. 유서도 몇 번이나 읽어봤다. 뜻을 잘 받들겠다"고 애도를 표했다.

여전히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지만, 수위는 한층 낮아졌다. 올초 "주권침탈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을 언급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위로'와 '공감' 등 인도주의적 색채가 상대적으로 강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 경남 지역 산불 피해와 관련해서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가용 자산을 총동원해 산불을 빨리 진화하고 이재민들을 잘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대피소에서 밤을 지새우는 이재민들과 모든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위로를 드리며 진화대원과 공무원 여러분의 안전을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선 이러한 메시지 변화가 대통령으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이자, 헌재의 판단을 앞두고 재판관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의도로 해석한다.

5 대 3 기각 기류?…찬탄파도 "예단 어려워"

여권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 헌재가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심판과 한덕수 권한대행 사건에서 연이어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윤 대통령 역시 기각·각하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한 국민의힘 다선 의원은 "재판관들이 무리한 탄핵에 동조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평가했고, 다른 율사 출신 의원도 "헌재 내 진보적 색채가 옅어졌다"며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5대 3 기각으로 결론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중도 성향의 김복형 재판관이 보수 성향의 정형식·조한창 재판관과 함께 기각 결정에 연이어 참여한 점도 이런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이 같은 기류는 여권 내 탄핵 찬성 진영(찬탄파)에서도 감지된다. 한 전직 여당 의원은 "초기에는 인용이 확실하다고 봤지만, 이제는 기각이나 각하 의견도 일부 있을 것으로 보여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선고가 늦어지는 이유를 두고 "8대 0 만장일치 결정을 위한 내부 조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5대 3 기각 가능성이 거론됐만, 재판관 전원 일치로 파면이 결정된 전례가 있어서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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