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마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13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안보·공급망·원자력·무탄소에너지(CFE)·정보통신기술(ICT)·국방 협력을 골자로 한 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양국 정부·기관 간 반도체·원전·바이오·스마트팜·물류·인적교류 등 제반 협정 및 양해각서(MOU)도 체결됐다.
윤 대통령과 뤼터 총리는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경제안보협력 MOU', '핵심품목 공급망 협력 MOU', '원자력 분야 정부 간 협력 MOU', '무탄소에너지 협력 MOU', 'ICT 협력 MOU', '국방 협력에 관한 MOU' 6건을 각각 체결했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경제안보협력 MOU'는 양국 외교당국 간 연례 '경제안보대화'를 신설하는 것이 핵심으로,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계기에 한-네덜란드 양국 간 '반도체 동맹'이 공동성명을 통해 명문으로 구축된 것의 후속 조처다. 또 양국 정부 간 '국장급 반도체 대화'도 신설됐다.
우리 정부는 미국·일본·영국 등 주요 글로벌 반도체 강국들과 협력 채널을 구축해 왔는데, 이번 네덜란드와도 반도체 대화 신설을 통해 설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제조 등 전주기를 연결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동맹'이 완성됐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핵심 품목 공급망 협력 MOU'는 양국 간 공급망 조기 경보시스템 운영 경험 공유, 위기 경보 핫라인 구축, 대체 수입처 발굴 및 비축품목 스와프 등 협력 추진이 골자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장비 강국인 네덜란드와의 공급망 협력을 통해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 등의 공급 기반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원자력 분야 정부 간 협력 MOU'는 조기경보 시스템 운영 등 공급망 위기대응 관련 양국 협력을 증진하고, 소형원자로(SMR) 건설, 원전기술 및 인력, 핵연료 등 원전 전주기에 걸친 분야 협력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무탄소에너지 협력 MOU'는 무탄소에너지 협력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무탄소에너지 정책과 수소·풍력·태양광 분야의 교류와 공동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양국 정부는 MOU에 따라 에너지 효율 및 핵심광물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공동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ICT 협력 MOU'는 우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네덜란드 경제기후정책부가 맺는 정부 간 협력사업으로 인공지능(AI), 양자(퀀텀), 차세대 네트워크 분야에서 정보 공유, 공동 연구, 인력 교류 등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양국 협력 사업 추진을 위한 '한-네덜란드 ICT 대화'도 신설된다.
'국방 협력에 관한 MOU'는 평화유지활동(PKO), 사이버, 인공지능, 해양안보, 방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국방 교류와 협력을 증진하고, 공동 훈련 확대를 독려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지난해 11월 뤼터 총리의 방한 당시 네덜란드 측에서 제안한 것으로, 1년간 양국 국방당국의 검토를 거쳐 이번 국빈 방문 계기에 성사됐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네덜란드 정부 및 기관 간 반도체·원전·스마트팜·바이오·물류·인적교류 관련 MOU 및 협정들도 대거 체결됐다.
먼저 양국 정부는 '한-네덜란드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 협력 MOU'를 체결해 미래 반도체 인재를 공동 양성하기로 했다. 양국에서 50명씩 선발된 석·박사급 대학원생 및 엔지니어 100명은 내년 2월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공대에서 반도체 석학의 첨단 반도체 공정기술 특강을 수강하고, 업계 난제를 해결하는 '반도체 솔버튼'에 참여한다. 아울러 ASML, NXP 등 기업 현장에서의 실무 교육도 함께 진행된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네덜란드 정부와 '신규 건설을 위한 기술 타당성 조사 계약'을 체결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현재 발전 비중이 3%에 불과한 원전을 확대하기 위해 2035년까지 신규 원전 2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이번 계약으로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 등과 함께 본격적인 '원전 수주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한-네덜란드 정부 간 차관급 원전 협력 MOU를 맺고, 한국원자력연료는 현지 원전 컨설팅 기업 뉴클릭과 포괄적 MOU 체결했다"며 "한국형 원전의 우수성과 예산에 맞게 적시 시공하는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으로 대표되는 한국 원전산업의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디지털-농업 융합 분야 공동 연구 및 협력 추진을 위한 '디지털 파밍(Farming) MOU △뇌 조직 교환 및 뇌 질환 연구 협력 MOU △부산항만공사와 로테르담항만공사 간 '콜드체인 물류센터 구축을 위한 투자의향서' △워킹홀리데이 연간 참여 인원 2배 확대(100명→200명)등이 각각 체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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