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드론 공격, 사이버 테러 등 나날이 발전하는 현대전에 대응하고 국방 분야의 인공지능(AI) 활용도를 높이려면 자체 학습 모델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학계의 제언이 나왔다.
21일 한국국방기술학회가 국방부의 'AI 효율적 적용 및 활용을 위한 국방획득체계 발전방향' 연구 용역을 발주받아 제출한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현대 전장은 AI가 도입되면서 실시간 상황 인식 및 대응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 때문에 AI 모델의 신뢰성을 높이고 성능을 지속 개선하는 것이 각국의 주요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군 데이터를 다루는 소프트웨어가 사업별로 다르게 도입돼 통합 운영이 어렵고 폐쇄망 환경에 특화된 플랫폼이 부재하다는 점에서 기술 개선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보고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MLOps'(Machine Learning Operation)을 국방 획득 체계에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자체 학습 모델이라고도 불리는 MLOps는 알고리즘 등 시스템이 데이터, 경험에 기반한 학습을 거치며 꾸준히 자체 성능을 향상하는 AI의 한 형태다.
전통적인 '머신 러닝'(ML)에 비하면 자동화 수준이 높고 업데이트 주기가 짧다는 장점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MLOps를 활용해 검색 엔진을 개선하거나 내부 관리 서비스 검증 및 모니터링을 자동화하는 중이다.
보고서는 MLOps가 보안 및 유연한 상황 대처 능력이 강조되는 국방 분야에 적용될 때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방 분야에 MLOps 방식이 도입되면 AI 모델 개발 및 배포를 일관된 기술로 규정할 수 있어 접근 제어 및 보안 프로토콜 적용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MLOps가 적용되면 국방 데이터를 일관적인 품질로 저장할 수 있어 새로운 기술의 즉각적인 적용이 쉬워진다는 것도 장점이다. 작전 및 훈련 시나리오 등 국방 프로젝트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요구 사항에 맞춘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해외 선진국들은 이미 자국 군사 분야에서 MLOps를 적용한 국방 AI 기술을 순차적으로 도입하는 추세다.
미국 국방부는 드론 영상 등 대규모 비디오 데이터에서 객체를 자동 식별하는 걸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 메이븐'(Project Maven)을 진행 중인데, 대규모 이미지 데이터 속 객체를 구분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MLOps는 모델 자동화 및 성능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국 국방부도 대규모 국방 데이터를 관리하고 이에 기반한 여러 AI 모델을 개발하는 'AI 랩'(Lab)에서 MLOps를 활용 중이다. 특히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한 잠재적 위협 식별, 사이버 보안, 군사 자원 관리 등 분야에서 담당 AI 모델을 최적화할 때 MLOps는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보고서는 국방 AI에 MLOps를 적용하게 된다면 극한 환경인 전시 상황에서의 신뢰성과 보안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가 핵심 안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위해선 데이터 수집부터 AI 운영 등 전 과정이 폐쇄망 속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국방 MLOps 통합 플랫폼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구축된 통합 플랫폼엔 국방 전력 운용 특성을 반영한 성능지표를 적용해 AI 학습과 추론 시스템이 통합 운용되도록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또 보안성을 상시적 평가 항목으로 내재화하고, 침투 시나리오 테스트를 정기적으로 도입해 플랫폼이 해킹 등 사이버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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