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이틀 연속 대북 확성기 방송 안해…'갈등 격화 방지' 상황 관리

김여정, 대북 확성기 방송에도 '타격' 위협 없어…수위 조절했나
대북전단에 오물풍선 도발·대남 확성기 방송 시 재차 갈등 국면

10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장병들이 이동식 확성기로 추정되는 트럭 앞에서 작업하고 있다.  2024.6.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10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장병들이 이동식 확성기로 추정되는 트럭 앞에서 작업하고 있다. 2024.6.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우리 군이 이틀 연속 대북 확성기 방송을 틀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9일 밤 이후 북한의 추가 도발이 없는 가운데 갈등 격화를 방지하는 등 상황 관리를 해야 할 필요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9일 오후 실시했던 대북 확성기 방송을 10일에 이어 이날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우리 군은 전략적·작전적 상황에 따라서 융통성 있게 작전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필요한 시간만큼 필요한 시간대에만 작전을 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남한 내 탈북민 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맞대응한단 이유로 지난달 28~29일과 이달 1~2일, 8~9일, 9일 밤 등 4차례에 걸쳐 모두 1600개가 넘는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날려 보냈다.

우리 군은 북한의 3차 살포 이후인 9일 오후 심리전 차원의 맞대응을 위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틀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이 이뤄진 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에 따라 방송 시설 40여 대를 철거한 이후 약 6년 만이었다.

그러자 북한도 4차 오물풍선 살포로 맞불을 놨다. 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4차 오물풍선 살포 직후 발표한 담화에서 남측이 대북전단 살포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지속할 경우 '새로운 대응'에 나서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표면적으로는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이었지만, '디테일'을 들여다보면 북한의 위협 수위가 다소 낮아졌단 분석이 제기됐다. 4차 살포 때 대남 오물풍선 개수가 상당히 줄어들었고, 대북 확성기 방송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북한이 '조준 타격', '직접 타격' 등 위협을 가하거나 관련 언사 및 군사적 동향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때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년 만에 재개하자 북한은 경기 연천군 28사단 최전방에 배치된 대북 확성기를 조준해 고사총 1발과 직사화기 3발을 발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지난달 29일부터 닷새 연속 서해 서북도서를 향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 공격을 했지만, 이후 공격이 중단된 상태다.

10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 북한군 초소가 자리하고 있다. 2024.6.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10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 북한군 초소가 자리하고 있다. 2024.6.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일각에선 국군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 일정으로 투르크메니스탄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한 상황에선 당분간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자제해 갈등 국면을 잠재울 필요가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아울러 다음 주에 한중 외교안보대화가, 이달 말에 북한의 '상반기 결산' 전원회의가 예정돼 있고, 이를 전후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남북이 제각기 갈등의 수위를 낮출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라는 분석도 있다.

변수는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다. 대북전단 살포가 이뤄지면 이미 '수백 배 맞대응'을 선언한 북한도 다시 오물풍선을 살포하고, 우리 군이 그 대응차원에서 대북 확성기를 또 틀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비열한 행위를 할 경우에는 즉시라도 방송할 준비는 됐다"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9·19 남북군사합의 전부 효력 정지를 한 가운데 이달 중 서북도서와 전방 일대에서 우리 군의 포사격 등 훈련이 재개될 경우 북한이 무력시위에 나서면서 갈등의 장이 옮겨갈 수도 있다.

한편 군은 북한이 전방지역에 대남 방송용 확성기를 설치한 것을 확인하고 방송 여부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기도 하다.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은 북한 군인과 주민들이 대북 확성기를 듣지 못하도록 방해하려는 목적의 '소음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대남 방송은 아직 청취 된 것은 없다"라며 "필요한 조치들을 하고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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