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나토 계기 한미일 대화가 한중일 정상회의 정례화 '바로미터'

31일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나토 3국 정상회의 사전 조율 성격
전문가 "한미일 정상회의 '반작용 요소'로 '한중일 퇴색' 우려"

윤석열 대통령, 리창(왼쪽) 중국 국무원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윤석열 대통령, 리창(왼쪽) 중국 국무원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최근 한중일 3국이 정상회의를 통해 '정례화'에 합의한 가운데 오는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가능성이 있는 한미일 간 외교이벤트가 일종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27일 서울에서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갖고 해당 회의를 정례적으로 열기로 했다.

3국 정상은 공동선언문에서 "3국 협력이 더욱 발전해 나가기 위해 3국 정상회의와 3국 외교장관회의가 중단 없이 정례적으로 개최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다"라고 명시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지난 2019년 중국 청두 회의 이후 4년 5개월 만에 재개된 것이다. 2008년부터 연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한 한중일 정상회의는 그간 한일 간 과거사 갈등, 중일 간 영토 갈등 '변수'에 영향을 받아왔다. 지난 2013~2014년과 2020~2023년에 회의가 개최되지 않았던 이유다.

이런 가운데 이번 회담에서 정례화를 재강조한 것은 3국이 '꾸준한 소통'의 중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갈등 사안이 있더라도 일단 협의체 틀 내에서 정기적으로 만나 대화를 하는 것 자체가 장기간 '개점휴업' 상태인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다만 대화의 동력이 원활하게 이어질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를 두고 오는 7월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될 예정인 나토 정상회의가 한중일 대화 정례화의 첫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한국·호주·일본·뉴질랜드) 정상을 이번 정상회의에 초청했다. 한일 정상은 지난 2022년 6월 스페인, 지난해 7월 리투아니아에서 개최된 나토 정상회의에 모두 참석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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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올해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확정 소식은 없다. 그렇지만 하반기엔 다자외교가 몰려있다는 점에서 3국이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3자 회의의 계기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선 오는 31일 미국에서 열릴 예정인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가 정상회담 일정을 구체적으로 조율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의회에 참석하는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29일(현지시간)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7월 나토 정상회의 계기에 양자 또는 3자 협의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면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이 한중을 정상회의 동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는 바로 '대만 문제' 때문이다.

한미일 3국 정상은 지난해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 결과물인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역내 평화와 번영을 약화시키는 규칙 기반 국제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한다"라며 중국을 겨냥한 바 있다.

또한 중국이 민감해하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며 "우리의 대만에 대한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으며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선 3국이 "중국의 무력통일 시도에 반대한다"라는 입장을 낸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중국은 제3국이 대만 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를 내정간섭으로 여긴다. 실제 당시 중국 외교부는 "중국을 먹칠·공격하고 내정을 난폭하게 간섭했다"라며 크게 반발했다.

그 때문에 7월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이 모여 대만 문제를 다시 의제로 삼는다면 재차 중국의 큰 반발을 살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국이 한일과의 대화를 거부할 명분으로 삼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황준국 한국외대 교수는 "7월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리고 거기서 어떤 '반작용 요소'가 발생한다면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의 의미가 퇴색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그중에서도 대만 문제가 부각되면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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