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국민의힘 안팎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대선 출마론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3선 성일종 의원은 13일 오전 성명서를 내고 "국민들께서 한 권한대행은 국격을 대표하고 국민의 자존심을 높여줄 분으로 믿고 있다"며 대선 출마를 촉구했다.
성 의원은 "이제 대한민국은 혼돈의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질서를 구축해 국가 대개조와 경제부흥,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해야 한다"며 "이미 우리 당 많은 의원님께서 한 권한대행 출마를 촉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권한대행께서는 이런 국민 요구에 응답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당초 성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날(12일) 지도부에서 단체 행동을 중단할 것을 요청하면서 성 의원이 개인 차원에서 성명서를 내는 방향으로 대체된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한 권한대행 출마 선언에 동의하는 의원이 50여 명에 이른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상당히 많은 의원께서 경선이 더 치열하고 뜨거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며 "결과적으로 국민 앞에 준비된 후보가 선출되기를 열망하는 마음들이 여러 의견으로 나타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 의원들이 집단으로 한 권한대행에 지지 의사를 표하는 듯한 움직임이 감지되자 한동훈 전 대표 쪽에서는 반발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한 권한대행 대망론에 관한 질문에 "주변에서 부산스럽게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한 권한대행은 현재 행정부 수반으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고 대선 공고도 본인이 직접 한 상황"이라며 "당장 경선을 준비하는데 '이 경선은 그러면 아니고' 이런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거대한 음모가 경선판을 뒤덮고 있다"며 견제구를 던졌다.
김 전 최고위원은 "베일에 가려 있지만 각본을 쓴 것은 물러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측근들일 가능성이 있고 감독은 친윤(친윤석열) 지도부, 연출은 일부 찐윤(진짜 친윤) 의원들 그리고 주연은 한 권한대행"이라고 했다.
이어 "드라마 핵심은 한 권한대행을 사퇴시켜 무소속 후보로 밖에서 대기시키다가 국민의힘 경선 후보가 선출되면 통합을 명분으로 재경선을 요구해 한 권한대행을 후보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한마디로 지금 당에서 하는 경선은 눈가림이고 실제 판은 배후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관해 서 원내대변인은 "상상은 자유"라며 "명확한 사실로 보이는 것에 관한 입장은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인 생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같은 날 또 다른 범보수 대권 잠룡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한 권한대행 출마설에 견제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대통령이 공정하게 선출될 수 있도록 열심히 관리하는 것이 본인(한덕수)의 소명"이라며 한 권한대행이 외교 등 현안 해결에만 집중해도 버거운 형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