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국민의힘이 10일 경선 룰을 확정하고 21대 대통령 후보 선출에 나선다. 이번 경선에서도 '역선택 방지' 조항이 적용돼 후보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6·3대선 국민의힘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룰을 발표했다.
등록 기간은 14~15일, 후보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5월 3일이다.
경선은 총 3차례 치러진다. 1차 경선은 국민여론조사 100%로 실시한다. 2, 3차 경선은 선거인단 투표 50%, 국민여론조사 50%로 진행된다.
1차 경선에서는 4인의 후보를 선정한다. 이후 2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는 경우, 최종 2인을 대상으로 결선(3차 경선)을 진행한다. 경선 기간이 짧은 만큼 전국 합동 순회 연설과 선거인단 현장 투표는 하지 않기로 했다.
모든 경선 여론조사에는 '역선택 방지 조항'이 적용된다. 이 조항은 여론조사를 할 때 지지정당을 물어 국민의힘 지지자나 무당층에게 응답기회를 주고 민주당 등 다른 당 지지자는 배제하는 방식을 규정하고 있다.
'역선택 방지'가 이번 경선에 도입됨에 따라 무당층과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우위를 보이는 잠룡들은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뉴스1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역선택 방지' 조항으로 후보 간 순위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유권자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하면 유승민·김문수·한동훈·홍준표가 '톱 4'를 형성하는 양상이다. 반면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할 경우 김문수·홍준표·오세훈·한동훈이 '톱 4'를 구성하는 모습이다. 유승민 전 의원이 가장 큰 변화를 겪는다.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로 누가 나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냐'고 물은 결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16%)과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15%)은 지지율 차이가 1%포인트(p)에 불과해 2강 구도를 형성했다. 뒤이어 △한동훈(11%) △홍준표(11%) △오세훈(8%) △안철수(7%) 순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 합산(493명)을 대상으로 한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는 김 장관이 24%를 차지해 선두를 점했다. 이어 홍 시장과 오 시장이 각 14%, 한 전 대표가 13%, 안 의원이 5%였고 유 전 의원은 4%로 최하위였다.
한국갤럽이 서울경제신문 의뢰로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이 조사에서도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누가 적합하냐는 질문에 유 전 의원이 19%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김 전 장관은 15%로 2위를 기록하며 2강 구도를 형성했다. 이어서 △홍준표(13%) △한동훈(11%) △오세훈(9%) △안철수(8%)이었다.
이 조사에서도 지지층·무당층(480명)을 대상으로 한정할 경우 유 전 의원은 4%를 기록해 최하위로 떨어졌다. 김 장관은 23%로 1위, 이어서 홍 시장 16%, 오 시장과 한 전 대표가 각각 14%로 '톱 4'를 형성했다.
전문가들도 역선택 방지 조항이 이날 발표한 국민의힘 경선룰의 핵심이라고 꼽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무당층과 지지층의 빅4는 김문수·홍준표·한동훈·오세훈"이라며 "사실상 당심(黨心)이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당 입장에서는 역선택의 리스크를 결국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다"며 이날 국민의힘 결정을 분석하며 "김문수·홍준표·한동훈·오세훈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choh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