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국회 예산정책처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하향조정했다.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이 겹치면서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예정처는 3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 NABO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예정처는 매년 3월·10월에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간한다. 지난해 10월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2%로 전망했다가 이번 보고서에서 0.7%포인트(p) 하향했다. 기획재정부(1.8%), 한국개발연구원(KDI)(1.6%)보다 성장률을 더 낮춰 잡았다.
예정처는 정부 지출 증가세 둔화와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정부 소비와 민간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건설사의 재무 건전성 악화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도 하향 조정했다.
제조업은 수출 둔화, 서비스업은 내수 부진 영향으로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돼 대외 부문 성장세도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정처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교역 분쟁으로 격화할 경우 성장률이 0.1%p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정처는 올해 잠재성장률도 1.9%로 대폭 낮춰 잡았다. 국내외 기관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1%대 진입 시기를 몇년 후로 예상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진익 예정처 경제분석국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00년대 들어 노동과 자본 생산성의 성장 기여도가 모두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노동의 기여도가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인구 고령화로 노동의 기여도가 지속 하락하고, 생산성 개선이 정체하는 상황에서 그 충격을 흡수해 줄 수 있는 자본의 기여도마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이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잠재성장률 하향의 이유를 설명했다.
예정처는 현재 경기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는 긍정적 지표와 경기 위축 심화를 암시하는 부정적 지표가 혼재돼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기업과 가계가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를 토대로 각자의 경제활동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지가 경제 회복의 관건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집행과 차세대 지속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 국장은 "여야 합의를 통해 추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제적 효과가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내용이 결정되길 바란다"며 "지금은 지출 측면에서 모든 부분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 일단 취약 부분에서 경기 하강 강도를 낮춰주는 부분도 노력해야 하고 전반적이고 포괄적으로 경제 전박 활력을 촉발하는 내용이 담겼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규모보다는 어떤 내용으로 편성하는 게 더 효과가 클 것인가 하는 각도에서 보는 게 현 시점에서는 더 적절할 것"이라며 "규모가 크더라도 경제 회복 유발 효과가 제한적이라면 기대에 못 미칠 것이고, 규모가 적더라도 부양 효과를 극대화 하는 내용으로 편성되면 효과가 상당히 크게 나타날 수 있는 경제 여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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