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비명(비이재명)계 대권 후보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난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임 전 실장과 배석자 없이 오찬을 겸한 회동을 한다. 이번 만남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막바지에 이르며 5월 조기 대선 가능성이 가시화되자 이를 대비한 야권 통합 행보의 하나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내란 종식을 고리로 '통합'과 '연대'를 얘기할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실장도 정권 교체를 위해 '더 큰 민주당'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사람이 따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임 전 실장은 지난 총선에서 자신의 옛 지역구이기도 한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민주당이 전현희 의원을 전략공천하며 공천배제(컷오프)됐다. 임 전 실장은 재고를 요청하기도 했으나 이후 수용 의사를 밝히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이후 임 전 실장은 당에 잔류해 선거를 돕는 길을 택했다. 그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중·성동갑을 시작으로 경남 지역에서 상주하며 험지를 위주로 지원 유세를 돌았다.
이 대표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박용진 전 의원,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비명계 핵심 인사들과 잇따라 만나며 당내 통합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김 전 지사에게 "민주당이 더 크고 더 넓은 길을 가야 할 것 같다. 김 전 지사의 지적이 완벽하게 옳다"고 했다. '비명횡사'(비명계 인사의 공천 탈락) 당사자로 꼽히는 박 전 의원에겐 "공천 과정에서 고통받은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를 만나서는 '민주 헌정 수호를 위한 세력들'을 엮어 국민적 기반이 탄탄한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뜻을 모으기도 했다.
이같은 통합 행보 이후 비명계 대권 주자들의 이 대표를 향한 비판은 줄어들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23일 이 대표의 '중도 보수 정당' 발언을 "민주당이 이번 탄핵과 대선 과정에서 더 넓고 더 많은 국민을 아우를 수 있는 정당, '국민정당'이 되겠다는 취지로 본다"고 평가했다.
또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극우로 몰려간 상황에 중도 보수에 있는 국민까지 우리가 아울러야 하지 않겠냐는 취지로 설명했다"며 "민주당의 정강·정책이나 강령에 있는 진보적 가치를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해 저와 같은 취지라고 생각한다"고 힘을 실었다.
박 전 의원은 24일 이 대표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향해 "말이 자꾸 사나워지고 서로 공격적으로 가고 그러던데 이제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며 "내란 추종 세력들과의 줄다리기인데 함께 줄을 잡아당겨서 같이하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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