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비명(비이재명)계를 향한 지지자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지지자 여러분, 비난을 멈춰주십시오"라며 자제를 요청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상대에게 모멸감을 주는 방식으로 공격하고 의사 표현을 억압하는 방식으로 비난하면 생산적인 논쟁이 어려워진다. 결국 다 함께 할 식구끼리 서로 비방하면 누가 가장 좋아하겠나"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정당의 생명력은 다양성에서 나온다. 활발한 토론이야말로 창의성과 역동성의 원천"이라며 "다르지만 하나로 어우러진 화음, 반대의견도 포용하는 다양성의 힘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세상, 새로운 나라로 전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절대군주가 지배하던 왕정 국가에서도 군주의 의견에 반대하는 '간관'을 일부러 채용했다. 기업들은 조직의 발전을 위해 레드팀을 구성해 '반대 롤'을 맡기기도 한다"며 "민주주의 산물인 정당에선 훨씬 더 치열한 논쟁과 비판이 공존하는 것이 당연하고 권장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금 우리는 유례없는 역사적 기로에 서 있다"며 "'헌정 파괴'에 반대하는 '헌정수호'세력이 모두 힘을 합쳐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는 없다"고 적었다.
이어 "공존과 통합으로 정당민주주의를 수호해 온 것이 민주당의 길이라 믿는다"며 "함께 힘을 합쳐 내란을 완전히 종식하고 무너진 민생을 회복하는 데 총력을 다하자. 조용한 숲은 불타버린 숲뿐이고 조용한 강은 댐에 갇혀 썩어가는 강뿐임을 기억하자"고 했다.
이 대표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박용진 전 의원을 만나는 등 '통합 행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강성 지지층의 반발이 심해 당내 균열이 제대로 봉합될지 미지수다.
최근 비명계가 이 대표의 '중도 보수 정당' 발언을 비판하자 이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비명계에 대한 비판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지난 18일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을 향해 비명계를 경멸하는 명칭인 '수박'을 쓰지 말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강성 지지층은 "정치 바닥에서 살아남고 싶으면 수박이 아닌 걸 증명하라", "내란에는 뭐 하다가 기어 나와 떠드냐"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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