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직후 윤석열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러브샷을 나누는 등 당정 화합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해병대원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사법리스크' 등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한 대표는 신임 지도부, 당권 주자들과 함께 윤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대통령실 내 파인그라스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신임 지도부와의 상견례 자리에 낙선자들까지 함께한 것은 전당대회 기간 격화했던 당내 갈등 기조를 수습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당내 선거는 선거가 끝나면 다 잊어버려야 한다. 이제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잘할까' 그것만 생각하자"고 단합을 강조했다. 이에 한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러브샷을 해 만찬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모처럼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지만 여권 안팎에선 언제든 갈등 기조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불안감이 상존하는 상황이다. 우선 한 대표와 당 내부의 시각차가 분명한 해병대원 특검법이란 산을 넘어야 한다.
한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제 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날 친윤계 최고위원들은 특검법 결정 권한이 당대표가 아닌 원내대표에게 있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에서 "원내대표의 의견에 따라야 하는 것이 지금 우리 당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전 최고위원도 SBS 라디오에서 "당 대표가 이래라저래라할 얘기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어떤 방식의 해병대원 특검법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다만 한 대표가 제3자 추천 방식의 필요성을 꾸준히 설득해 나간다면 당내 기류가 변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한 친윤계 중진 의원은 "무조건인 반대는 아니다"라면서 "아직 한 대표가 공식적으로 의총에서 특검법을 설명한 적이 없어 의원들 대다수가 내용을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에 들어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한 대표가 한발 물러설 가능성도 있다. 이날 친한계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본회의에서 해병대원 특검법이 부결된다면 제3자 특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실익이 없다"며 "조금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을 겨냥한 제3차 추천 방식의 해병대원 특검법이 통과될 경우 야당의 '한동훈 특검법'을 반대하는 게 '내로남불'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 언제든 갈등 점화의 촉매제가 될 사안으로 꼽힌다. 한 대표는 검찰이 김건희 여사를 비공식 방식으로 조사한 데 대해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비판적 입장을 취한 바 있다. 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법'에 한 대표가 반대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김 여사의 사법 리스크를 두고 계속해서 시각차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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