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3월 23일 진행한 최고인민회의 제15기 1차 회의에서 김정은시대의 핵심 정치이념인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전면적으로 반영하는 헌법 개정을 단행했다. 이번 개정 헌법의 특징은 권력 구조 측면에서 국무위원장 권한의 대폭 강화와 핵 지휘권 명문화, 영토조항 신설과 통일 관련 문구 삭제를 통한 '두 국가론' 법제화 등 여러 측면에서 분석되고 있다.북한은 헌법을 "정치·경제·문화생활을 비롯한 국가사회생활의 원칙들을 전면적으로 규제하고, 다른
지난달 벚꽃이 거리를 분홍색으로 화려하게 물들였다. 전국 공원마다 예쁘게 가꿔진 나무와 꽃들에 사람들이 몰렸다. 도시는 축제가 한창인데, 자연 그대로인 야생의 꽃나무는 잊힌 듯하다. 아까시나무는 울창한 동네 숲이나 깊은 산속에서나 만날 수 있다. 하얀빛에 향기가 진해서 예전엔 집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었는데 말이다."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꽃이 활짝 폈네"라는 동요 가사처럼 예전 동심 속엔 하얗고 향기로운 꽃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아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지금, 한국 사회는 '얼마나 오래 사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는가'라는 질문 앞에 서 있다. 그 해답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지난 3월 27일 시행된 '통합돌봄'이다. 의료, 요양, 돌봄, 주거를 통합해 익숙한 곳에서 편안하게 나이 들고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이 제도는 초고령사회에 대한 국가적 대응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름부터 '돌봄통합'인지 '통합돌봄'인지조차 정리되지 않은 현실은, 제도의 미완성을 상징적으
노후 준비에서 경계해야 할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예나 지금이나 답은 변하지 않는다. '현재 편향'과 '근거 없는 자신감', 이 두 가지다. 정보나 지식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반복적으로 빠지는 심리에 대한 구조적 착각의 문제다.'현재 편향'(present bias)은 현재의 효용을 과대평가하고 미래의 효용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는 성향이다. 사람들은 오늘과 내일을 비교할 때는 비교적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만 오늘과 2년 후를
증시가 지난 15일 장중 역대 첫 8000포인트를 찍더니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화려한 숫자의 주식 불장은 결국 '지옥으로 가는 길에 깔린 레드카펫'일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코스피가 연일 고점을 경신하며 낙관론이 팽배하던 시장에 대통령실 주요 인사가 찬물까지 끼얹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수백조 원으로 예상되자 지난 11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국민배당금' 제도를 불쑥 꺼
지난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캄보디아에서 드러난 초국경 온라인 사기 범죄 조직에 주목하며 캄보디아 정부와 중국계 범죄 네트워크를 비판하고 있을 때 가장 난처한 위치에 놓인 국가 가운데 하나가 싱가포르였다. 여러 수사와 국제 보도를 통해 싱가포르가 캄보디아 기반 중국계 초국경 범죄 조직의 핵심 자금 세탁 허브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기 때문이다.특히 복합 사기 집단인 프린스 그룹의 수장, 천즈와 관련된 범죄 네트워크가 싱가포르에 대규모 법인과 패
인간은 생로병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최근 연구 결과들은 노화가 단순히 피할 수 없는 과정이 아니라 읽고, 측정하고, 조절할 수 있는 '해석 가능한 시스템'임을 보여주고 있다. 유전체, 후성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대사체, 마이크로바이옴 등은 우리 몸의 노화와 관련된 변화를 해석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들을 제공한다. 유전체와 후성유전체는 시간의 흔적과 유전적 설계도를 보여주고, 전사체와 단백체는 세포 기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드러낸다.대사
"낡은 세상은 죽어가고, 새로운 세상은 태어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지금은 괴물들의 시대다."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정치인인 안토니오 그람시가 남긴 이 강렬한 문장은 오늘날 챗GPT가 열어젖힌 인공지능(AI) 광풍 속에서 표류하는 현대인의 불안을 날카롭게 관통한다. 그람시는 이탈리아 파시스트 정권에 의해 투옥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감옥 노트'에 이 글을 적어 내려갔다.그는 당시 자본주의와 제국주의라는 죽어가는 낡은 질서가 자기 위기
최근 교육감 선거 예비후보들의 선거 사무실이 지역별로 수십 개에 달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현재의 선거 구조하에서는 법적 보전 범위 밖의 천문학적인 비용 지출을 할 수밖에 없다. 결국 현 교육감이나 재력과 막강한 조직력을 갖춘 후보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형국이다. 교육 전문성과 리더십, 정치적 역량을 두루 겸비한 참신한 후보가 공정한 검증을 거쳐 교육계를 이끌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그것이 곧 우리 교육과 국가의 미래를 밝히는 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소재 미국 드라마로 유명한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마지막 회에는 어느 독일 장군의 인상 깊은 연설 장면이 나온다. 전쟁이 끝나고 포로로 잡힌 독일군 병사들이 절망에 빠져있는데, 그 장군은 미군의 허락을 얻어 부하들에게 짤막한 고별 연설을 한다. 전우애로 고통을 함께 나누며 끔찍한 전쟁의 매 순간을 견뎌낸 병사들에게 여생을 평화롭게 살기를 기원하는 내용이다.살아남았으나 더욱 길고 고통스러운 미래를 맞이할 부하이자 동료들에게 담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