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정세' 속 北 김정은의 최대 관심사는?[한반도 GPS]

북한, 러시아에 붙고 미국 기다리며 '새 판 짜기' 골몰
남한은 안중에 없는 듯한 태도…탄핵 심판 후 첫 대남 메시지 주목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편집자주 ...한반도 외교안보의 오늘을 설명하고, 내일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한 발 더 들어가야 할 이야기를 쉽고 재밌게 짚어보겠습니다.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심판 선고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군사분계선 넘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남한 내부는 탄핵 정국으로 혼란하지만, 북한은 남한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듯하다. 지금 김 총비서 머릿속은 남한보다는 러시아나 미국으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러 파병 '반대급부' 극대화하며 트럼프의 '핵 보유국' 인정 기다리기

김 총비서는 지난해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그해 10월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대를 파견하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뒤에도 북한은 미국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고 러시아와의 밀착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 현안은 우크라전 종전 협상임이 분명해 보인다. 김 총비서는 전쟁이 끝나기 전에 파병에 대한 반대급부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종전 이후에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지금처럼 유지하는 것이 북한의 입장에선 현실적인 '국익 극대화' 방안일 것이다.

하지만 툭하면 자신의 이름을 거론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신경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나 '빅 뉴클리어 네이션'(big nuclear nation)이라고 부르며 '북한과 뭔가를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김 총비서의 입장에선 2019년 하노이에서 협상을 결렬 내 망신을 준 장본인이 다시 손짓을 하면서 자신을 떠보는 듯이 구는 것이 거슬릴 수 있다. 동시에 궁극적으로 미국과 '담판'을 짓긴 해야 한다는 생각도 지우긴 어려울 것이 자명하다.

북한은 일단 '정중동'이다. 보다 확실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기다리며 '로키'(low-key)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 더 맞는 말일 것이다. 그는 미국이 제시할 카드나 6년 전처럼 갑작스럽게 협상이 파기되지 않는 틀이 마련되길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내부 사업도 바쁘다. 없는 살림에서도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위해 수도와 전국 각 지역에 살림집(주택)과 지방공업공장·병원·봉사소·온실농장 등 벌려 놓은 건설 사업이 한두 개가 아니다. 올해에도 코로나19 때 중단했던 외국인 관광을 재개하겠다면서 또 공사판을 벌였다.

이 모든 사업은 2021년에 세운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성공을 위한 것이다. 여기에 10월에는 노동당 창건 80주년이라는 국가적 기념일을 치러야 하고 새 5개년 계획 수립을 위한 9차 당 대회도 준비해야 한다.

본문 이미지 -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남한에는 '무시 전략' 지속…탄핵 심판 선고 후 첫 대남 메시지 주목

안팎으로 바쁜 김 총비서가 유독을 무관심한 분야가 바로 대남사업이다. 지난해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에서 '서로 다른 두 나라'로 새로 규정한 이후 오물풍선 살포 등 각종 도발을 단행했던 북한은 정작 윤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선 '무시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오물·쓰레기 풍선 살포는 올 들어 뚝 끊겼고, '괴뢰 한국'이나 '철천지 원수' 등의 표현이 담긴 대남 비난도 거의 중단됐다. 지난 1월 29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윤 대통령의 구속기소 사실을 보도한 이후 남한의 정치 상황에 대한 보도도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달 중순에 진행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대응도 과거와 비교하면 소극적이었다. 열흘의 훈련 기간 동안 북한은 '말 폭탄'은 수시로 던지면서도 근거리탄도미사일(CRBM)을 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무력도발을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서도 북한이 우크라전 종전 협상을 의식해 '튀는 행동'을 자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남한에 대한 북한의 '진의'는 4일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온 뒤 명확하게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 당장 남한을 향한 '대적 기조'를 뒤집지는 않겠지만, 한동안 '침묵'을 유지했던 북한이 어떤 수위의 대남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교적 조용하게 지내고 있지만 북한은 이번 탄핵 선고 결과를 주시할 가능성이 크다. '역대급' 대립각을 세웠던 윤석열 정부가 유지되느냐, 아니냐에 따라 북한도 전략의 변화를 줘야 하기 때문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남북관계의 향방은 우리 국내 정치의 변화보다 김정은 총비서의 결정과 같은 개인 변수나 북러, 북미, 북중 등 국제 정세의 변수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어떤 정부든 지속 가능한, 흔들림 없는 남북관계 유지를 위해 국제 정세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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