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 어린이들 제품에서 미국 디즈니사 캐릭터 푸나 일본 산리오사 캐릭터 헬로키티가 지속해서 발견되고 있다. 최근 북한이 저작권을 부각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의 저작권 침해에는 여전히 둔감한 모습이다.
30일 대외선전매체 '조선의오늘'이 최근 게재한 '애육원의 백화점'이라는 영상 속에서 캐릭터 푸와 헬로키티가 그려진 상품이 포착됐다.
이 매체는 평양애육원에서 '백화점'이라고 부르는 창고에 "원아들에게 차려지는 생활필수품, 식료품이 보관돼 있다"면서 이곳에는 "원아들이 입고 사용하는 이불·담요·학용품·신발·옷은 물론 달걀이나 고기·수산물·잣·곶감 등 없는 것이 없다"고 선전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총비서가 평양애육원을 찾았을 때 그가 이를 보고 "백화점보다 낫다, 보기만 해도 흐뭇하고 배부르다"라고 이야기하며 기뻐했다고 전했다. 애육원은 부모가 없는 4~5세 아이들이 생활하는 시설이다.
영상 속 아이들은 캐릭터 푸의 얼굴이 그려진 활동복을 입고 생활하고 있었다. 또한 취사실에서는 헬로키티의 얼굴이 그려진 아이들의 식기가 포착됐다.

푸나 헬로키티는 양말이나 가방 등 다른 상품에서도 자주 포착됐다. 김 총비서가 직접 관련 캐릭터를 칭찬한 일화도 있다. 또 '바다탐험대 옥토넛' 캐릭터나 '겨울왕국', 한국 애니메이션 캐릭터 '출동! 슈퍼윙스' 등도 여러 상품에서 포착된 바 있다.
북한은 이에 대해 저작권료를 별도로 내고 있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디즈니사는 지난해 한 매체에 북한이 무단으로 캐릭터를 도용했을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지적재산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있으며, 침해 의심 보고들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들어서는 북한이 자신들의 '저작권 침해'에 대해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이같은 '관행'이 계속되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 조선민주법률가협회는 이달 초 담화를 게재하고 미국의 북한전문매체인 NK뉴스가 자신들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공식 사과와 보상을 촉구한 바 있다. 대변인은 NK뉴스는 "공인된 국제법도 안중에 없이 불법적으로 절취한 우리의 출판 보도자료들을 뻐젓이 자료 기지화해 놓고 마치도 자기의 소유물처럼 열람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해 주고 있다"면서 "저작권자의 허가를 받지 않고 저작물을 복제, 게시, 배포하는 것은 불법이고 범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북한이 '경제적 이득'을 챙기려고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최근 저작권과 관련한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경제적인 이득을 챙기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최근 몇 년 사이 지적소유권의 중요성을 내부에 알리는 데도 힘쓰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처음으로 모든 지적소유권 보호 대상이 참가하는 첫 '지적소유권 사업 발전 전람회-2024'를 개최했으며, 그해 9월에는 2001년 3월 채택된 저작권법을 수정·보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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