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회의까지 공개, '비리 처벌' 강수 둔 北…"동요는 더 커질 것"

전략연 "주민 신소청원으로 이번 사건 불거졌을 가능성 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달 27일에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0차 비서국 확대회의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달 27일에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0차 비서국 확대회의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이례적으로 논의 내용을 공개한 '비서국 확대회의' 보도를 보면 북한 내부의 체제 이완 현상이 심해진 것을 알 수 있다는 분석이 6일 나왔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北 노동당 제8기 제30차 비서국 확대회의 평가와 전망' 보고서에서 지난달 27일 열린 비서국 확대회의는 정기적인 일정보다는 당 내에서 발생한 비정상적 사안 때문에 긴급히 소집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당 내부 사업'을 전담하는 비서국의 운영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는데, 지난 2021년 제8차 노동당 대회 이후 개최된 약 30회 동안 내용을 공개한 사례는 이번을 포함해 총 3번에 불과하다고 김 수석연구위원은 짚었다. 그만큼 이번 회의 안건에 '국가적' 중요도가 높은 내용이 담겼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당 규약상 비서국은 내부 사업에서 제기되는 실무적 현안들을 토의·결정하고 그 집행을 조직·지도하며 20여 개에 달하는 당 중앙위원회 전문부서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회의 내용을 공개하며 "남포시 온천군 당위원회와 행정지도 간부들은 당 규율을 '전면 거부'하고 집단으로 부정행위를 감행하는 특대사건을 발생시켰다"라거나 "자강도 우시군 농업감찰기관 감찰원들은 법권을 악용하여 인민의 이익과 재산을 난폭하게 침해하는 반인민적 범죄 행위, 특대형 범죄를 감행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주목되는 점은 이번 '중대 사건'이 일어난 두 개 지역이 모두 '지방발전 20X10 정책'의 시범지역, 선도단위로 당 중앙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던 곳이라는 사실이다. 김정은 당 총비서의 역점 과제로 추진된 지방발전 사업의 선별 추진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 비중 있게 다룬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당 결정 관철을 주제로 전당, 전 사회적인 동원 열의를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에서의 괴리 현상은 한층 더 심해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표면적으로 비리가 확인된 것이 두 지역일 뿐, 실제로는 전국적으로 만연한 부정부패 현상이 존재한다는 취지의 분석이다.

그는 북한이 두 지역 당·행정 기관의 '집단적 해체'라는 초강수를 둔 배경에는 지방 하부구조의 심각한 일탈 현상에 대한 불만과,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차질과 성패를 우려하는 불안감까지 내포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또 이번 사건이 북한이 규율을 앞세우고 단속 효과를 높이기 위해 주민들의 청원이 장려되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비리로 피해를 본 주민들의 신소청원이 사태를 촉발시켰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북한이 노동당원 혹은 주민들의 민원으로 제기된 사안일수록 의도적으로 사회적 이슈로 확산시켜 유일적 최고지도자의 통치 정당성을 추구한다는 것이 김 수석연구위원의 분석이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이러한 현상이 북한이 올해 당 창건 80주년(10월)을 경축하고 2026년 초 개최가 예상되는 9차 당 대회 준비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권력층 내 동요와 불만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당분간 하위 집행단위의 간부들의 '사상'을 일신하기 위한 조직적 캠페인과 중앙의 통제 대책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며, 비리 적발 사례가 누적될수록 오히려 당의 역점과제를 추진하는 동력은 힘을 잃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youm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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