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일주일…북한군도 조용, 김정은도 잠잠(종합)

김정은, 지난달 29일 이후 공개행보 중단…김덕훈이 경제 챙겨
노동신문, 매주 월요일 대남 비난 보도도 자제…"신중한 접근"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촉발한 비상계엄 선포 사태가 일주일이 지났지만, 북한은 이와 관련한 입장을 내비치거나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공개 행보도 열흘가량 중단됐고, 파병 북한군 관련 이슈나 무력 도발과 같은 특별한 동향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10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비롯한 조선중앙통신·조선중앙TV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지난 3일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 등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노동신문이 수시로 남한의 반정부적 성격을 띤 시위 소식을 보도했는데, 이러한 보도도 지난 4일 이후 눈에 띄게 감소한 상태다.

북한은 철저한 계산 하에 이번 사태에 대해 침묵하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힌 만큼, 현시점에서 남한의 상황에 대해 대응을 하는 것 자체가 계엄의 명분을 살리는 행위라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

또 한국의 혼란이 전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어, 자신들이 내는 메시지나 행위로 국제사회에서 필요 이상의 우려나 경각심이 표출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어 보인다.

아울러 내부적으로는 이달 말 올해 성과를 총화하는 노동당 전원회의를 앞두고 각 분야별로 막판 성과 내기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전원회의에서 내부적으로 최고지도자의 성과를 빛낼 결과를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대외 사안 대응 여력을 줄였을 가능성이 있다.

김 총비서가 공개활동에 나서지 않는 것도 '메시지 효과'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의 가장 최근 공개 행보는 지난달 29일 방북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부 장관을 만난 것이다. 이후 약 열흘간 북한 매체에 김 총비서의 공개활동은 보도되지 않고 있다. 지난 11월엔 한 달 동안에만 총 10건의 공개 행보에 나섰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김 총비서를 대신해 김덕훈 내각총리가 금성트랙터공장·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지난 4일 자 보도), 황해제철연합기업소·대안중기기계연합기업소(10일 자 보도) 등을 방문하며 경제를 챙기고 있다.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의 소식도 최근 들어 잠잠하다. 기존에는 북한군의 전투 참전 임박·실제 전투 참여 및 사상자 발생 등에 대한 각종 동향이 보도됐지만 최근엔 북한군의 활동이 잘 감지되지 않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비상계엄 정국에서 북한에 유리한 우리 군의 행보가 '폭로'되는 것을 관망하고 있다는 관측을 제기한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10월 평양에 무인기를 파견했다거나, 대남 쓰레기(오물) 풍선 살포 원점을 타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보도가 그런 것이다. 또 특수전사령부, 방첩사령부, 정보사령부 등 핵심 부대가 '와해'되는 듯한 모습도 북한의 입장에선 호재라는 분석이다.

노동신문은 지난 9월 30일부터 매주 월요일 자에 사진과 함께 남한 내 반정부적 성격의 시위 동향을 매번 보도했지만, 전날엔 관련 보도가 사라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 우리 측의 비상계엄이나 탄핵 정국을 의식해서 대남 보도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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