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이 지난 8일 전략핵잠수함(SSBN)을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올해 종료되는 '국방발전 5개년 계획' 마무리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도화된 핵 전력을 바탕으로 향후 북미 대화에서 몸값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파악되는데, 전문가들은 북한이 무기 개발에서 일정 성과를 보이는 것은 맞지만 성과가 과장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일 김정은 총비서가 중요 조선소들을 방문하고 '핵 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 실태를 현지지도(점검)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이번에 언급한 '핵 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핵 추진 전략잠수함(SSBN)을 의미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지난 2021년 북한이 노동당 8차 대회에서 개발을 선언한 이후 4년 넘게 성과가 공개되지 못하다 이번에 처음으로 '실체'를 드러내며 눈길을 끌었다.
8차 노동당 대회에서 결정된 '국방발전 5개년 계획'의 세부 내용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초대형 핵 탄두 생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핵 잠수함 및 수중 핵 전략무기 개발 △군 정찰위성 개발이다. 북한은 이를 국방력 발전을 위한 '5대 과업'으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핵 잠수함을 뺀 나머지 과업은 그간 꾸준히 개발 동향이 공개됐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가장 어려운 과업 중 하나로 제기된 군 정찰위성도 몇 차례 실패 속에서 1기가 궤도에 올랐다고 북한은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23년 9월 잠수함 '김군옥영웅함'을 공개하며 '핵 공격 잠수함'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핵 추진 잠수함이 아니고 '핵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일 뿐이었다.
핵 추진 잠수함(SSBN)은 원자력 에너지가 주동력으로 디젤 연료를 사용하는 잠수함에 비해 오랜 시간 잠항이 가능하다. 잠수함은 잠항 시 탐지가 쉽지 않기 때문에, 북한은 한미의 감시망에 노출돼 있고 1시간 이상의 장거리 비행이 필요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신 핵 잠수함을 통해 은밀히 미국 본토에 근접해 중·단거리 핵 미사일로 공격하겠다는 의도로 이를 개발해 왔다.
![본문 이미지 -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 2023년 9월 8일 북한이 공개한 '전술핵 공격 잠수함'.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https://image.news1.kr/system/photos/2023/9/8/6201022/high.jpg/dims/optimize)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핵 잠수함 공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취임에 맞춘 위력시위가 정점으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북한이 올해는 북미 대화를 염두에 두고 남은 국방발전 5개년 계획 목표 완수에 주력할 것이라고 봤다. 고도화된 국방력은 향후 협상의 카드가 될 것이라는 관점에서다.
김정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보내는 우호적인 메시지에 북한은 직접적인 응답을 하진 않으면서도 나름 수위를 조절한 도발을 하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면서 "계기가 있을 때마다 북한은 자신들의 국방 성과를 과시하고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비역 해군 대령 출신인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북한이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사실을 공개한 것은 미국의 관심을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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