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평양시의 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졸업반 학생 300여 명이 최전방 초소에 자원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자의로 국가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나섰다는 것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청춘도 희망도 다 바칠 뜨거운 열망으로 심장을 끓이며 혁명의 군복을 입을 것을 결의한 평양시 안의 고급중학교 300여 명 졸업반 학생들이 최전연 국경초소들로 용약 탄원했다"라고 보도했다.
이날 졸업반 학생들은 "어머니 조국을 위해 수호자의 총을 메는 것은 조선청년들의 자랑찬 전통"이라며 "조국보위의 제일선에서 원쑤(원수)들의 침략과 도전으로부터 이 땅의 평화와 안녕을 믿음직하게 지켜갈 결의를 피력했다"라고 신문은 전했다.
![본문 이미지 -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평양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300여 명 졸업반 학생들이 최전방 국경 초소들로 용약 탄원(자원)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https://image.news1.kr/system/photos/2025/2/27/7153478/high.jpg/dims/optimize)
북한은 지난 2021년 당 제8차 대회 이후 전국적으로 수많은 청년들에게 금속, 석탄, 채취공업부문과 사회주의 농촌 등 인민경제의 '어렵고 힘든 부문'으로 적극 탄원할 것을 독려해 왔다. 형식적으로는 '자원'이지만 사실상 당국이 필요한 곳에 청년들이 반강제로 동원하거나 배치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보도된 신문에 따르면 2021년 3월 남포시의 140여 명의 청년들은 강서구역 청산농장, 온천군 금당농장 등 시안의 20여개 농장으로 '탄원 진출'해 '알곡 생산'을 위한 농업 활동에 매진했다고 전했다.
또 지난해 7월 발생한 홍수로 평안북도와 자강도, 양강도에서 수만 명의 수재민이 발생했을 때도 살림집(주택) 복구 현장에 노동자뿐 아니라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원이 투입됐다. 청년돌격대원 역시 북한에서 '자발적인 형태'로 동원된 청년조직을 말한다.
이처럼 대부분의 탄원은 경제 성과 극대화를 위해 진행됐다. 어차피 징병제를 운영하는만큼, 이날 보도처럼 군과 관련한 탄원 사례는 거의 없었다.
![본문 이미지 -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평양시 고급중학교(고등학교) 300여 명 졸업반 학생들이 최전방 국경 초소들로 용약 탄원(자원)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https://image.news1.kr/system/photos/2025/2/27/7153482/high.jpg/dims/optimize)
전문가들은 이번 탄원이 북한 내부에서 '대적 투쟁'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증거라고 보고 있다. 북한이 한미를 '적'으로 규정하고 '대결'을 강조하는 만큼, 이같은 정권의 기조를 부각하기 위해 '전선에 진출'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조명하는 선전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파병으로 인해 악화된 민심을 다지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청년들이 파병을 피하기 위해 손가락을 자르는 자해 행위를 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악화된 군에 대한 시각을 만회하기 위해 청년들을 동원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집권 후 미래세대를 챙기는 기조 속에서, 청년들의 '자발적인 헌신'을 강조해 젊은 세대들의 애국심과 헌신을 독려하려는 의도로도 보인다. '국가 발전'을 위한 개인의 희생을 정당화하는 집체주의적 관점을 내재화하는 것이다.
실제 노동신문은 이번 탄원을 "당의 품속에서 조국의 귀중함을 알고 조국과 끝까지 운명을 함께 할 새 세대들의 숭고한 정신 세계의 발현"이라고 자평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