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유민주 임여익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13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이는 남한의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최고지도자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인데, 이번 사태를 선전전에 확대 활용하지 않고 보도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 '의도적 거리두기'를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가 전날인 17일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해 "장군님의 영생을 기원하시며 삼가 인사를 드리시였다"라고 18일 보도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보존·안치된 곳으로, 김정은 총비서는 김 위원장이 사망한 2011년 이후 2022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이곳을 참배해 왔다.
신문은 김 총비서와 당 중앙위원회 등 내각이 김 위원장의 동상 앞에 꽃바구니를 진정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총비서의 참배 소식과 함께 수많은 군중이 김 위원장의 동상이 세워진 만수대언덕을 찾아 김 위원장을 추모한 사실을 전하며 "애국 충성의 맹세가 넘치고 있다"라고도 전했다.
현장에는 김덕훈 내각총리, 조용원 당 비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비롯한 주요 간부들이 동행했다.
올해는 북한이 중시하는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 주기가 아닌 만큼 북한은 대대적인 행사보다 차분하게 선대 지도자의 기일을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남한에서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 없이 '일정대로' 연례행사를 치르는 모습이다.
앞서 북한은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 8일 만인 11일 첫 보도를 내놨다. 이튿날인 12일도 사태의 내부 수사 상황을 상세히 전하며 "정치적 혼란'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다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은 이틀 만인 16일 보도했다.
북한이 비상계엄 정국서 논란이 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평양 무인기 침투 지시설'이나 '대남 오물·쓰레기 풍선 원점 타격 지시설' 등 자신들에게 유리한 내용들만 골라 대남 선전전을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북한은 몇 번의 보도 외에 이렇다 할 대남 선전전을 전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올해 초에 선언·확립한 남북 '두 국가' 기조에 따라 '의도적 무관심' 속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