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번째 남북회담 사료 공개…첫 이산가족 상봉 등 1693쪽 분량

통일부, 요약집도 처음으로 발간해 접근성 높여…공개율도 85%까지 높여
이산가족·수재물자 지원 등 '인도적' 부문 대화 공개

본문 이미지 - 1984년 8월 20일 당시 대통령이었던 고 전두환씨가 남북한 경제협력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통일부 제공)
1984년 8월 20일 당시 대통령이었던 고 전두환씨가 남북한 경제협력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통일부 제공)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정부가 2일 1980년대 남북 간 회담 기록이 담긴 문서를 공개했다. 회담 문서 공개는 이번이 다섯 번째로, 민족화합민주통일방안 발표·버마암살사건·이산가족 고향 방문 등 주요 내용들이 담겼다.

통일부는 이날 1693쪽 분량의 '남북대화 사료집' 제10권과 제11권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1981년 12월부터 1987년 5월까지의 인도 및 체육 분야 남북회담 문서가 담겼다. 이 문서들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내용은 △민족화합 민주통일방안 발표(1982년 1월) △버마(미얀마) 암살폭발사건 및 북한의 3자회담 제의(1984년 1월) △3차례의 남북한 체육 회담(1984년 4~5월) △남북한 수재 물자 인도·인수(1984년 9~10월) △제8~10차 남북 적십자회담(1985년 5~12월) △남북 이산가족 고향 방문 및 예술공연단 교환(1985년 9월) 등이다.

정부는 1982년 1월 22일 대통령 국정연설을 통해 '민족화합 민주통일방안'을 발표했지만, 북한은 나흘 뒤인 1월 26일 부주석 겸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명의의 담화를 통해 "비현실적 방안"이라고 비난했다.

그럼에도 당시 국토통일원(현 통일부) 장관은 그해 2월 이 방안에 입각한 '20개 시범실천 사업'을 제의하고, '남북한 고위급 대표회담' 개최를 촉구했지만, 북한은 부정적 반응을 보이며 재차 거부 의사를 밝혔다.

1983년 10월 9일엔 버마를 방문 중이던 당시 전두환 대통령과 수행원을 대상으로 테러가 발생했다. 북한의 소행으로 인한 남북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북한은 불과 몇 달 뒤인 1984년 1월 10일, 이를 계기로 실추된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고 외교적 고립을 모면하기 위해 한미에 '3자 회담'을 제의하기도 한다.

북한은 같은 해 LA 올림픽을 위해 '남북 단일팀' 구성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안하는 등 '평화공세'를 펼쳤다. 이에 판문점에서 3차례 체육 회담이 개최됐지만, 버마 사건과 '최은희·신상옥 납치' 사건 등 정치적 문제로 대립만 지속됐을 뿐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1984년 9월 8일엔 북한이 남한에 수재 물자를 지원을 위한 협의를 요청했고, 우리 측은 엿새 뒤인 14일 북의 제의를 수락했다.

이번 발표에는 분단 이후 40년 만에 최초로 진행된 이산가족 고향 방문과 예술공연단 교환에 대한 논의도 포함됐다. 제8차 남북 적십자 본회담에서 합의한 '이산가족 고향방문단 및 예술단 공연 문제'의 협의를 위해 판문점에서 세 차례에 걸쳐 실무 대표 접촉이 진행됐고, 이후 1985년 9월 20~23일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 교환방문 형식으로 사상 첫 이산가족 고향 방문과 예술단 공연이 이뤄졌다.

남북회담 문서는 과거 남북 간 내밀한 대화 과정은 물론 북한의 협상 전략을 알 수 있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이호령 남북회담 문서 공개 예비 심사위원(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센터장)은 "2000년대 이전 남북 간 교류가 시작되기 전 초창기 남북회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점이라는데 의미가 있으며, 당시 북한 전략은 일종의 '살라미 전술'(하나의 과제를 여러 개로 세분화해 하나씩 해결하는 협상 전술)로 지금과 동일한 기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이번 5차 문서 공개의 공개율을 지난 4차 때인 70%에 비해 85%로 높였다. 또 처음으로 '남북회담 문서 공개 요약집'을 함께 발간해 주요 내용을 국민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이번에 공개된 남북회담 문서 원문은 통일부 남북관계관리단·국립통일교육원·통일부 북한자료센터·국회도서관 내에 마련된 '남북회담 문서 열람실'에서 열람할 수 있다.

한편 이번 발표는 지난 2022년 사료집 제2~6권에 해당하는 4680쪽 분량을 두 차례로 나눠 공개하고, 지난해 사료집 제7~10권에 해당하는 2643쪽 분량을 두 차례로 나눠 공개한 것에 이어 다섯 번째 공개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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