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최근 북한이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먹거리가 꽤 다양해지고 있다.
육류도 부위별로 나누고 소포장해 주민들이 간편하게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어 눈길을 끈다.
2일 조선중앙TV를 비롯해 북한 매체들은 최근 준공 1년여를 맞은 황해북도 황주군 광천리의 닭공장을 "인민 사랑이 안아 올린 가금업 발전의 표준공장"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광천닭공장은 닭고기 제품과 달걀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지난 2020년 2월 착공해 4년여 만인 지난해 1월 가동을 시작했다.
TV 영상을 보면 닭고기를 한 마리 통째 포장한 제품뿐 아니라 닭가슴살과 닭날개, 닭발, 닭목 등 부위별로 쪼개 진공 포장한 제품 등 여러 종류를 생산하고 있다.

식재료를 세분화하는 것은 인민 먹거리 수준을 높이겠다는 북한 당국의 정책 기조에 따른 것이다.
북한은 만성적인 식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증산을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로 식생활 수준을 높이는 데도 애를 쓰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밀 생산이다. 최근 몇 년간 주민들의 식생활 구조를 바꾸겠다면서 밀 경작지를 늘려온 북한은 면 요리와 제과를 주제로 요리경연대회를 열고 TV에서 요리법을 소개하는 등 다양한 밀 요리를 장려하고 있다.
북한은 '지방발전 20X10 정책'에 따라 지난해부터 각지에 식료공장도 우후죽순 짓고 있는데 빵과 과자 등 밀을 활용한 가공 제품 생산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사철 내내 신선한 채소를 주민들에게 공급한다며 중평온실농장, 연포온실농장, 강동온실농장 등 대규모 온실농장을 건설하고 있고, 최근엔 바닷가 양식장 건설에도 주력하면서 각종 수산물 가공품 생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본문 이미지 -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밀가루로 만든 요리를 장려하는 북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https://image.news1.kr/system/photos/2024/11/24/7000620/high.jpg/dims/optimize)
북한이 이처럼 주민의 먹거리에 부쩍 주목하는 데는 '애민주의' 차원의 체제 선전이 기본 목표지만, 한편으로 높아진 주민의 눈높이를 맞추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아직은 특권층에 해당하는 평양에 국한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외부 문화와 정보 유입에 따라 단순히 배를 채우는 수준을 넘어 다양한 음식에 대한 열망도 확산됐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먹거리 다양화는 김 총비서가 추구해 온 '현대화 정책'의 산물이기도 하다. 광천닭공장을 비롯해 식료공장, 온실농장, 바닷가 양식장 건설에서 북한은 항상 현대화된 설비와 공정을 강조하며 과학기술을 접목한 식량 생산을 꾀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패턴을 보면 일단 각종 첨단 설비를 갖춘 본보기, 표준 공장을 하나 먼저 세운 뒤 그 결과를 반영해 다음 공장을 건설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양식장은 신포시에 이어 낙원군에 건설하고 있고, 온실농장은 이번이 4번째로 신의주에서 착공했다. 북한은 앞으로도 먹거리 다양화 차원에서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식재료를 활용한 생산 공장을 계속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본문 이미지 -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신포시 바닷가 양식사업소 준공식에서 수산물 가공품을 살펴보는 김정은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https://image.news1.kr/system/photos/2024/12/30/7060442/high.jpg/dims/optim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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