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죽이고 감방 간다" 흉기 위협 남성, 법정선 "우울증"[사건의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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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넌 왜 안 들어가고 있냐."

2024년 1월 19일 자정 울산 동구의 한 주점 앞 노상. 담배를 피우던 20대 남성 B 씨에게 40대 A 씨가 다가와 이렇게 물었다. B 씨는 일행과 술을 마시다 잠깐 나왔고, A 씨 역시 다른 일행과 술을 마시다가 바람을 쐬러 나온 참이었다.

A 씨와 일면식이 없던 B 씨는 "왜 처음 보는데 반말을 하느냐"며 따져 물었다. 반말 시비로 두 사람 간 말다툼이 이어졌지만 각자의 일행들이 나와 싸움을 말리며 자리는 정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A 씨는 자신보다 10살 이상 어린 B 씨에게 사과를 받지 못했다는 것에 화를 삭이지 못했다. A 씨는 30분쯤 뒤 B 씨 일행이 인근 카페로 자리를 옮기는 것을 확인하고 따라갔으나 B 씨의 일행으로부터 제지당했다.

A 씨는 이번엔 자신이 운영하는 인근의 횟집으로 향했다. 그는 주방에서 흉기를 꺼내 수건으로 감싸 패딩 점퍼 주머니에 넣은 뒤 다시 B 씨를 찾아 나섰다.

인근 쉼터에서 B 씨 일행을 발견한 A 씨는 이들에게 다가가 "B 씨와 단둘이 이야기를 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벤치에 앉았다.

A 씨는 재차 B 씨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B 씨가 "사과할 생각이 없으니 가라"고 말하자 A 씨는 곧바로 숨겨둔 흉기를 꺼내 B 씨를 찌르려 했다.

놀란 B 씨가 양손으로 흉기를 쥐고 있던 A 씨의 오른쪽 손목과 팔꿈치를 잡아 저지하며 소리쳤고 이를 듣고 달려온 일행 3명이 A 씨를 제압했다.

A 씨는 제압을 당해 바닥에 엎드려지게 되면서도 오른손에 잡은 흉기를 놓지 않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A 씨에게 흉기를 버리라고 수차례 말했으나 A 씨는 흉기를 놓지 않았고, 경찰관까지 가세해 제압한 후에야 흉기를 버렸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A 씨는 경찰서로 연행되는 와중에도 "아 저 새X 죽였어야 되는데. X나 잘 피하네. 못 쑤셨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A 씨는 범행 전 지인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애 한명 죽이고 감방 들어가련다"며 B 씨를 해치고 정신병원에 입원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정에 선 A 씨는 말을 바꿨다. 겁을 주려고 했을 뿐 살인의 고의가 없었고,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있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것이다. 법원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A 씨가 처음 다툼 이후 흉기를 준비해 다시 B 씨를 찾아간 점과 지인과의 통화 등을 근거로 A 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사건 당시 충분한 의사소통이 가능했던 점 등으로 미뤄봤을 때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도 볼 수 없다고 봤다.

법원은 살인미수 혐의로 A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3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A 씨는 단순히 사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화를 참지 못하고 살인 범행까지 착수했고,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도 않다"며 "다만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과 알코올 및 우울증 관련 질환 치료를 다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minjum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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