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조선소 잠수부 유족,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 원·하청 대표 고소

HD현대미포 울산조선소에서 숨진 20대 잠수부의 유족들이 14일 부산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족 측 대리인 법률사무소 으뜸 제공)
HD현대미포 울산조선소에서 숨진 20대 잠수부의 유족들이 14일 부산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족 측 대리인 법률사무소 으뜸 제공)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HD현대미포 울산조선소에서 숨진 20대 잠수부의 유족들이 원·하청 대표의 엄벌을 촉구하며 고용노동부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유족 측은 14일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하청이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회피하기에만 급급하고 있다"며 "부산지방고용노동청과 울산해양경찰서는 원·하청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엄벌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고는 원하청 업체 모두의 방치와 수수방관에서 비롯됐다"며 "사회 초년생들에게 위험한 잠수 작업을 맡기고 원하청이 아무 것도 안 한 것이 이 사건 발생의 직접적 원인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작업과 잠수 방법 결정도 모두 잠수 초년생들이 하도록 했고 작업의 위험성 평가와 교육, 하청업체의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능력 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작업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울산지방고용노동청은 원·하청이 안전·보건조치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위험성은 제대로 평가하고 관리하고 있는지 등 전수조사해 엄중히 처벌해 달라"고 요구했다.

유족들은 기자회견에 이어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HD현대미포와 하청업체인 대한마린산업 대표를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고소했다.

앞서 유족들은 지난 10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원·하청 대표를 울산해경에 고소했는데, 관련 내용을 보강한 고소 이유 보충서도 이날 해경에 제출했다.

지난달 30일 울산 동구 HD현대미포 조선소 1안벽 인근 해상에서 잠수 작업을 하던 하청노동자 김기범씨(22)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씨는 오전 11시 28분에 30분가량 작업 가능한 공기통을 메고 입수했으나 1시간 30분이 넘게 김씨가 보이지 않자 동료 작업자가 오후 1시 11분쯤 원청에 알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과 해경은 오후 3시 34분께 수중 카메라로 김씨를 발견하고 오후 4시 3분께 인양했다.

minjum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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