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막을 사람도 장비도 없다…충북 산불 대응력 '난국'

특수진화대 4개 지역 담당 3만㏊…1인당 축구장 3695개 관리
고성능 진화차도 없고 헬기는 낡아 더는 고쳐 쓰기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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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 충북의 산불재난 대응체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상의 현장 투입 특수진화대는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산불 진화에 효율적인 고성능 진화차는 전무하다.

공중 진화를 담당하는 헬기는 낡고 오래돼 교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예산 문제로 발목이 잡혔다. 지상과 하늘 모두에서 대응력이 취약한 상황이다.

8일 산림청과 충북도에 따르면 보은국유림관리소 특수진화대 소속 대원은 12명이다. 이들이 담당하는 면적은 3만 1657㏊로 청주(5034㏊), 보은(9541㏊), 옥천(6165㏊), 영동(1만917㏊) 등 4개 지역을 담당한다.

단순 계산만 해도 특수진화대원 1인당 약 2638㏊를 담당해야 하는데, 축구장 3695개 규모에 달하는 면적이다.

인접 충주국유림관리소 역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 2만 4701㏊를 12명이 담당한다. 1인당 2058㏊에 이른다.

특수진화대원이 담당하는 면적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사정은 현장 인력난과 대응력 약화로 여실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 투입됐던 보은국유림관리소 대원들은 23~24일 충북 옥천·영동 산불에 곧바로 투입됐다. 이후 25~29일 다시 의성 산불 현장에 투입되기도 했다.

보은국유림관리소 관계자는 "현재 가용 인력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추가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라며 "산불 예방을 위한 주민 협조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설상가상으로 충북도에는 산불 대응에 효과적인 고성능 진화차가 한 대도 없다. 기존 산불 진화차는 분당 60리터를 17분간 뿜어내지만, 고성능 진화차는 같은 세기로 58분간 방수할 수 있다.

최대 출력 때는 분당 500리터의 물을 7분간 뿜을 수 있어 급박한 상황에서 큰 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산불 진화에 있어 '게임체인저'로도 불린다.

하지만 산림청이 보유한 고성능 진화차는 전국에 단 29대뿐이다. 이마저도 대부분 국유림 지역에 배치돼 지자체 물량은 없다.

노후돼 더는 고쳐 쓰기도 쉽지 않은 진화 헬기도 문제다. 충북소방본부는 20년 넘게 사용해 온 소형 헬기를 중형급으로 교체하려 했으나 헬기 가격 급등으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2005년 도입한 BK117C-2 기종은 국내에서는 정비가 어려워 외국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정비 비용도 2023년 6억 원에서 올해는 18억 7000만 원까지 뛰었다.

충북도는 국비·도비 각각 150억 원씩 300억 원을 투입해 헬기를 교체할 계획이었지만, 중형급 헬기 기체 가격이 300억 원 이상으로 오른 탓에 기체 성능을 낮춰야 할 처지다.

전국에서 중형 소방헬기를 보유하지 않은 지역은 충북과 대전, 울산 단 3곳에 불과하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기존 소형급 헬기는 노후화와 정비 문제, 담수 용량 등 교체해야 하지만 예산 문제로 중형급 헬기를 들여오기가 쉽지는 않다"며 "충북도와 잘 협력해 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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