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천=뉴스1) 손도언 기자 = 충북 제천시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이자, 최초의 국악 예술단체인 청풍승평계 등을 앞세워 가칭 '국립국악원 제천분원' 유치에 나섰다.
충북도는 두차례 국립국악원 분원 유치전에 가세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번이 세번째 도전이다.
4일 제천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국립국악원 제천분원 설립안을 마련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 설립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다. 시는 특히 제천 분원 기획단, 추진위원회 구성과 정치권 지원 요청 등 다방면으로 유치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립국악원은 분원은 남원, 진도, 부산, 강릉, 서산에 자리 잡고 있다. 5개의 분원은 국토 바닷가 인근 도시에 있다. 사실상 국토 중앙에 분원이 없는 것이어서 문체부 측이 6번째 분원을 '국토 중앙의 도시'로 고려하고 있다는 게 국악학계의 설명이다.

제천 분원을 정부로부터 승인받을 경우 서산과 강릉분원에 이어 전국 6번째 '분원'을 유치하게 된다.
제천시는 제천분원을 유치하기 위해 '우륵 선생과 청풍승평계'를 중점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제천지역은 '국악의 불모지'로 알려졌지만, 사실 국악의 성지와 같다. 의병의 고장이면서 '국악과 문화, 예술, 인문학'의 도시가 바로 제천시라는 게 국악 학계의 평가다.
제천시의 국악 자산은 호남지역 못지않다. 특히 제천 청풍지역은 전국 최고의 '음악과 국악의 메카'로 꼽혔던 곳이다. 우리나라 전통음악, 즉 국악의 '원류'가 제천 지역이라는 얘기다.
충북지역은 우리나라 3대 악성(樂聖) 중에서 2명을 품고 있다. 3대 악성은 고구려의 왕산악(거문고), 신라의 우륵(가야금), 조선시대의 박연(국악 이론) 선생이다.
충북 11개 시·군 중에서도 제천시는 신라 우륵 선생의 고장이다. 실제 제천지역엔 우륵샘과우륵당 등 우륵 선생과 관련된 지명 등이 존재하고 있다.
김영운 전 국립국악원장은 "신라 진흥왕(560년)은 창건 이후, 청주시 낭성지역을 행차할 때 우륵 선생도 함께했다"며 "우륵 선생도 청주지역으로 찾아왔는데, 이는 인근지역(제천시)에서 빠르게 이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륵 선생의 고장은 제천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제천 청풍승평계는 분원 유치에 또 다른 강점으로 꼽힌다.
지금으로부터 132년 전, 조선말인 1893년 우리나라에서 최대 대규모이자 최초의 '국악단체'가 제천 청풍지역에서 시작됐다. 바로 청풍승평계'라는 국악단체다.
제천 청풍지역에서 창단한 이 국악단체는 50여명이 넘는 단원들로 구성됐고, 단원들은 가야금과 아쟁, 대금 등 다양한 국악기를 연주했다. 또 청풍승평계는 각종 규칙도 세워서 운영했는데, 지금의 국악관현악 단체와 비슷한 규칙도 마련했다.
제천시는 2022년부터 '우륵과 청풍승평계' 관련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국악 단체의 효시임을 전국에 알려왔다. 시는 올해 11월쯤 관련 학술 세미나와 관련 행사를 마련한다.
앞서 우리나라 한국음악의 선구자인 송방송(2021년 8월 19일 별세·전 한예종 명예교수·전 국립국악원장) 박사는 우륵의 탄생지가 제천시 청풍면이라고 고증한 바 있다.
이형환 중앙대학교 부총장(국악 학자),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 관장·한국고음반연구회 대표, 주재근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등 국내 최고의 국악 학자들도 제천은 우륵 선생과 우리나라 최초의 국악 예술단체인 청풍승평계를 품은 고장이라고 강조했다.
제천시 관계자는 "제천지역은 우륵 선생과 우리나라 최초의 국악 단체(청풍 승평계)를 품었던 도시"라며 "겉으론 딱딱한 이미지의 도시로 알려졌지만 내면은 국악과 예술, 인문학의 고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천시는 국토 중앙에 있고, 국립국악원 분원은 국토 중앙에만 없다"며 "국악의 고장인 제천과 지리적 위치 등을 강조해 '제천 분원'을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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