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국가무형문화재 제71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인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영등송별제'가 13일 오전 제주시 사라봉 칠머리당영등굿 전수관에서 봉행됐다.
영등송별제는 매해 사라봉 칠머리당에서 열리지만, 이날은 미세먼지와 비 예보에 실내에서 진행했다.
올해 행사는 제주칠머리당보존회의 전승교육사 고덕유 심방이 집전했다.
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보존회 주관으로 개최되는 영등송별제는 음력 2월 14일에 서북계절풍을 몰고 오는 바람의 신 영등할망을 맞이하고 떠나보내면서 여는 제의다.
'바람의 섬'이기도 한 제주의 음력 2월 찬바람은 특히 매서운데 서풍이 강하게 불다가 점차 방향이 바뀌면서 잦아든다. 이 시기에는 생업 활동을 하기 어렵지만, 시기를 넘어서면 곧 따뜻한 봄으로 접어든다. 새해 어업과 농경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것도 이때부터다.

제주에서는 2월을 영등달이라고 부르며 제주 곳곳에서 영등제를 열어 영등할망을 대접한다. 음력 2월 1일이던 지난달 28일에는 제주시 수협 어판장에서 영등신을 맞이하는 '영등환영제'를 치렀다.
영등신을 맞이할 때와 돌려보낼 때 굿을 하는 사례는 제주 칠머리당이 유일하다.
영등할망은 해산물이나 농작물의 풍요로움을 가져다주는 풍농신으로 음력 2월 초하룻날 한림읍 귀덕리에 있는 ‘복덕개’라는 포구로 들어와서 땅에는 온갖 곡물의 씨앗을 뿌린다.
바닷가에는 우뭇가사리·소라·미역·전복 등 해산물의 씨를 뿌리고 2월15일쯤 우도를 거쳐 자신이 사는 곳으로 돌아간다는 내방신(來訪神)이다.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은 제주 특유의 해녀신앙과 민속신앙을 전승하는 우리나라 유일의 해녀 굿으로 특이성과 학술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9년 9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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