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아내 집에 두고 테니스 친 남편…검찰, 징역 7년 구형

피해자 측 "부작위에 의한 살인미수죄 적용해야"
남편 측 "평소 음주로 갈등…더이상 엮이고 싶지 않아"

본문 이미지 - 인천지방법원 전경/뉴스1 ⓒ News1
인천지방법원 전경/뉴스1 ⓒ News1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피를 흘리며 쓰러진 아내를 발견하고도 방치해 중태에 빠뜨린 60대 남성에 대해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제민 판사는 25일 유기치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 씨(64)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검찰은 A 씨에 대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피고인이 아내인 피해자가 쓰러져 있는 상황에서 테니스를 치러 간 것으로 죄질이 무겁다"면서 "피해자는 뇌사의 가까운 상황으로 결과가 중하고 자녀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구형 사유를 밝혔다.

A 씨 측 변호인은 "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치상에 대해 인정된다면 모든 결과가 피고인에게 전가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피고인은 널브러진 상황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피해자 측 대리인은 "생면부지의 사람도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다면 119에 신고하는 게 인지상정이다"며 "피고인은 평소 갈등을 빚어온 피해자가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면서 방치한 것이다. 부작위에 의한 살인미수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A 씨 측은 최후진술을 통해 "죄송하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A 씨는 구형 전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줄곧 "아내가 술에 취해 쓰러진 것으로 알았다"며 "평소에도 음주로 갈등을 빚어와 더이상 엮이고 싶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A 씨는 지난 2023년 5월 9일 오후 6시 12분께 인천시 강화군 자택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50대 아내 B 씨를 방치해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테니스를 치러 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으러 집에 들렀다가 쓰러진 아내를 보고는 사진을 찍어 의붓딸에게 보낸 뒤 곧바로 외출했다.

당시 B 씨는 외상성 경막밑 출혈(뇌출혈)로 화장실 바닥에 쓰러진 채 피를 흘리고 있었으며, 딸의 신고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상태에 빠졌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예전에도 가정폭력으로 신고된 적이 있다"며 "아내하고 그런 일로 더 엮이기 싫어서 그냥 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5월 15일 오후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imsoyo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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