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뉴스1) 김기현 기자 = 경찰이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하는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벌이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14일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현재까지 평택시 현덕면 운정리 '힐스테이트 평택화양' 신축 현장 하청 토건업체 작업반장 A 씨 등 3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작업 신호가 적절히 이뤄졌는지, 현장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행됐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등은 지난 10일 오전 10시 30분께 같은 회사 동료 B 씨(50대)와 C 씨(50대)가 각각 6m, 3m 높이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할 때 함께 작업하고 있던 이들이다.
당시 머리 부위를 크게 다친 B 씨는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B 씨와 함께 있던 C 씨 역시 왼쪽 발목 부위에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C 씨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사고 직전 타워크레인에 연결된 갱폼(Gang Form) 해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갱폼이란, 건물 외벽에 설치하는 대형 '거푸집'을 의미한다. 거푸집은 콘크리트를 붓는 데 사용하는 일종의 틀이다.
그런데 갱폼 해체 작업이 끝나기도 전 타워크레인이 위로 작동되면서 B 씨 등이 중심을 잃어 사고를 당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사고 당일 현장감식을 통해 확인한 사실과 참고인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필요 시 압수수색 영장도 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용노동부 역시 사망자가 나온 만큼 현장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리고,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들여다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형사 입건된 사람은 없다"며 "수사를 좀 더 진행해 봐야 과실 여부를 따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총 1571세대 규모로 조성되는 힐스테이트 평택화양은 오는 2026년 3월 준공 예정으로, 시공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다.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서울-세종고속도로 9공구 교량 붕괴 사고' 13일 만에 현대엔지니어링이 또다시 인명사고를 낸 셈이다.
지난달 25일 오전 9시 49분께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9공구(천안-안성 구간) 청룡천교 건설 현장에서는 거더가 붕괴하는 사고가 났었다.
거더는 교량 기둥과 기둥 사이에 상판(슬라브)를 얹기 위해 놓는 보를 뜻한다.
이 사고로 당시 청룡천교 위에서 작업 중이던 40~60대 남성 근로자 10명(한국인 7명, 중국인 3명)도 함께 약 50여m 아래로 추락하며 콘크리트더미에 파묻혔다.
끝내 전원이 구조되긴 했으나 4명(한국인 2명, 중국인 2명)은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6명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세종고속도로 9공구는 현대엔지니어링(50%), 호반산업(30%), 범양건영(20%) 컨소시엄이 공사를 진행 중이며 주관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전국 80여개 공사 현장 작업을 중지하고, 안전 현황 점검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밝힌 상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주택사업의 경우 당장 입주기한이 도래한 곳도 있다"며 "각기 다른 현장 상황에 맞춰 작업 중지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각 현장별로 안전 대책 수립에 나설 예정"이라며 "안전 대책 수립이 끝나면 공사가 재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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