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10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먹방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협박해 돈을 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제역과 최 모 변호사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다시 법정 구속됐다.
20일 수원지법 형사14단독 박이랑 판사는 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과 최 모 변호사, 주작감별사(전국진), 카라큘라(이세욱), 크로커다일(최일환) 등 5명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었다.
이날 박 판사는 구제역에게는 징역 3년, 최 변호사에게는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이들을 법정 구속했다. 더불어 주작감별사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과 사회봉사 160시간, 카라큘라에게는 징역 징역1년에 집행유예 3년과 사회봉사 240시간, 크로커다일은 벌금500만 원을 각각 선고했다.
박 판사는 "피고인들은 사생활 누출에 대한 위법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피고인 구제역(이준희)은 이 법정에 이르러서까지 반성을 하지 않았다"며 이를 불리한 정상으로 삼았다. 또 최 모 변호사에 대해서는 "최 씨는 변호사이자 기자로 공무원은 아니지만 공적인 업무를 수행해 직업윤리를 지켜야 하지만 소송 중 취득한 쯔양의 개인정보를 누설했다"고 지적했다.
1심 법정에서 구제역과 최 모 변호사, 크로커다일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했다. 반면 주작감별사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고, 카라큘라는 쯔양에 대한 공갈 방조 혐의를 제외한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만 인정한 바 있다.
먼저 박 판사는 선고에 앞서 구제역 측이 주장한 '위법 수집 증거'가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구제역 측은 "아카라카초(홍성국)가 휴대폰을 바꿔준다고 해 휴대폰을 건넸는데 아카라카초가 자신의 휴대폰을 불법 복제해 편집·재가공한 녹취록을 가세연에 제공했고 이를 수원지검에 보냈다"며 "'위법 수집 증거'에 해당하기 때문에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 판사는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는 진실 발견이라는 공익과 개인의 이익을 비교 형량 해야 하는데, 구제역의 기본권을 일부 제한하더라도 이 사건에서 진실 발견이라는 공익이 훨씬 우월해 보인다.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 감정 결과 편집 흔적도 관찰되지 않았다"며 구제역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구제역의 협박 혐의는 '무죄'가 인정됐다. 검찰은 쯔양의 사생활을 입수한 구제역이 지난 2021년 10월 '쯔양 동거남의 정체는'이라는 영상을 게시하자 최 모 변호사가 구제역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영상을 내려달라"고 했고 이 과정에서 구제역이 '협박'을 했다고 기소했다. 박 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협박을 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나머지 구제역의 △쯔양 5500만 원 공갈 △쯔양 먹방 촬영 강요 △Bj 슈트 2200만 원 공갈·협박에 대해서는 모두 '유죄'로 판단됐다.
주작감별사의 △공갈·협박·강요 크로커다일·카라큘라의 △공갈방조 혐의도 모두 '유죄'로 인정됐다.
박 판사는 특히 구제역이 크로커다일과의 통화에서 '이거 터지면 쯔양 은퇴해야 한다. 현찰로 무조건 2억은 받아야 할 거 같은데'라고 말하자, 크로커다일이 '엿 바꿔 먹어'라고 말하고 카라큘라는 '될 수 있는대로 많이 받아서 집을 사라'고 한 부분을 방조 행위의 판단 근거로 들었다.
최 변호사는 △쯔양 전 남친 강요죄 △쯔양 5500만 원 공갈 방조 △업무상 비밀은 '무죄' 판단을 받았지만, △쯔양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변호사법 위반 △공갈 등은 '유죄' 선고가 내려졌다.

구제역은 2021년 10월 쯔양을 상대로 "네가 고소를 남발해 소상공인을 괴롭힌다는 영상을 올리겠다"는 취지로 위협하며 5500만 원을 갈취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주작감별사와 크로커다일, 카라큘라도 구제역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함께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각자 확보한 쯔양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가 하면, 서로 통화도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 변호사는 쯔양에게 "유흥업소 경험 등 과거사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언론 대응 등 자문 명목으로 2300여만 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쯔양 탈세 의혹 등을 유튜버 가로세로연구소 측에 제공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최 변호사는 구제역에게 쯔양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후 쯔양 전 남자 친구이자 소속사 대표였던 A 씨(사망) 지시로 해당 정보를 제공한 것처럼 A 씨 유서를 조작해 유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검찰은 구제역에게 징역 4년, 최 변호사에게는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또 주작감별사는 징역 3년, 카라큘라는 징역 2년, 크로커다일은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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