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진화대 체력시험 중 숨진 고인에 '재시험' 문자…유족 분노

장성군, 장례절차 중 고인 휴대폰으로 재시험 일정 발송
유족 "어떻게 이럴 수 있나"…군 "일괄 문자, 너무 죄송"

전남 장성군청. ⓒ News1 박영래 기자
전남 장성군청. ⓒ News1 박영래 기자

(장성=뉴스1) 서충섭 최성국 기자 = 산림청 산불진화대 체력 시험을 치르다 숨진 70대 고인에게 지자체가 '재시험 안내 문자'를 보내 물의를 빚고 있다.

23일 전남 장성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9시 45분부터 장성호 수변공원 일대에서 봄철산불전문예방진화대 체력시험을 치르던 70대 응시자 A 씨가 심정지로 숨졌다.

산불전문예방진화대는 산불 발생 시 소방당국이 도착할 때까지 우선 투입돼 초동 진화를 맡는 산림재해업무를 맡는다.

A 씨는 과거에도 2년간 산불진화대로 활동했었다.

A 씨는 사고 당일 장성군의 시험 방식에 따라 물 15㎏이 든 등짐펌프를 지고 수변공원 계단 206개를 오른 뒤 휴식을 취하고 일어서다 쓰러졌다. A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산림청의 체력검정 기준은 등짐펌프를 지고 4㎞를 1시간 이내로 들어온 자 등 지구력을 위주로 테스트하도록 명시됐다. 순발력이나 근력 시험, 단거리 달리기는 하지 말도록 지침을 두고 있다.

하지만 장성군은 각 기관이 상황을 감안해 자체적으로 체력시험을 시행할 수 있다는 항목을 근거로 계단 오르기로 변경했다. 산불진화를 위해 산을 오르는 일이 잦은 현장 상황을 감안했다.

체력시험 방식도 고령자에게는 다소 과도한 부분이 있었다. 응시자들 각자가 물 15㎏이 든 등짐펌프를 메고 수변공원 계단 206개를 오른 시간을 측정, 빠른 시간 순으로 합격자를 가렸다. 계단 1개 높이가 13㎝인 206개 계단 전체 높이는 26m 남짓으로 A씨는 3분 이내로 계단을 완주했다.

A 씨는 이날 발인식을 거쳐 유가족들과 마지막 이별을 나눈다.

장성군은 발인식 전날인 22일 오후 A 씨에게 '23일 오후 1시 30분부터 옐로우스타디움 본경기장에서 산불진화대체력시험을 치른다'는 문자를 발송했다.

곧장 진행되는 산불진화대 체력시험의 재시험 시간과 장소를 안내하는 문자였다.

유가족들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장성군의 태도에 분노했다.

장성군은 산불감시 일정이 당초 2월 1일에서 1월 24일로 당겨지면서 어쩔수 없이 긴급하게 재시험을 볼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시험 방식은 15㎏의 물통을 지고 계단 206개를 오르는 방식에서, 등짐 펌프를 매고 옐로우 스타디움 400m 트랙을 1바퀴 선착순으로 도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장성군 관계자는 "안내문자는 담당 직원이 아닌 업무를 돕는 무기직 직원이 발송했는데, 바쁘게 하다보니 실수로 일괄 문자를 보내면서 고인에게까지 보낸 것 같다"며 "유가족들에 너무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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