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ㆍ충남=뉴스1) 양상인 기자 = 화장품과 세제 등 생활용품에 널리 쓰이는 천연 향료 성분 '시트로넬롤'이 고농도로 인체에 노출될 경우 뇌에 신경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화학연구원은 배명애 박사와 고려대 박해철·김수현 교수 공동 연구팀이 시트로넬롤이 동물의 혈·뇌 장벽(뇌세포를 보호하는 세포막)을 통과해 뇌에 도달할 경우 신경세포 손상 및 행동장애를 일으킬 수 있음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시트로넬롤은 장미나 제라늄 같은 식물에서 추출된 천연 향료로, 그간 비교적 안전한 성분으로 간주돼 왔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시트로넬롤을 알레르기 유발 가능 물질로 지정해 일정 농도 이상일 경우 제품에 표시하도록 하고 있지만 신경독성 가능성에 대한 기준은 없다.
연구팀은 뇌 오가노이드(줄기세포로 만든 모방장기)와 혈·뇌 장벽 조직칩 등 세포 실험을 통해 시트로넬롤의 신경독성을 평가했다.
실험 결과 고농도 시트로넬롤이 혈·뇌 장벽을 통과한 후 활성산소 생성 및 염증 신호를 증가시켜 신경염증과 혈·뇌 장벽 손상을 유발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뇌 신경계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키뉴레닌' 대사체가 신경세포 보호 물질인 키뉴레닌산 대신 신경독성 물질인 '3-하이드록시 키뉴레닌'으로 전환되는 것을 관찰했다.
제브라피쉬, 쥐 등 동물 대상 행동 실험에서도 시트로넬롤 농도가 증가할수록 동물들의 불안 행동이 증가하고 빛을 향해 움직이는 등 정상 행동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제브라피쉬와 뇌 오가노이드 등 차세대 생체모사 기술을 이용해 시트로넬롤의 신경독성 가능성을 정밀하게 규명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향료 성분의 인체 안전성 평가 기준을 개선하고 국민 건강 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유해물질’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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