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강풍 탓 진화 더딘 최악산불…'산림 25%' 소나무도 불쏘시개 됐다

침엽수, 활엽수보다 불 지속 시간 2.4배 길어
불똥, 강풍 타고 2㎞ 날아가 옮겨붙어 확산

본문 이미지 - 23일 오후 어둠이 짙게 깔린 경북 의성군 의성읍 업리 동사곡지(저수지) 뒤편 야산에 거대한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의성=뉴스1) 공정식 기자
23일 오후 어둠이 짙게 깔린 경북 의성군 의성읍 업리 동사곡지(저수지) 뒤편 야산에 거대한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의성=뉴스1) 공정식 기자

(대전ㆍ충남=뉴스1) 박찬수 기자 = 경남 산청과 김해, 경북 의성, 울산 울주 등 대형 산불 진화작업이 더딘 것은 건조한 날씨와 강풍, 그리고 산불 확산에 기폭제 역할을 하는 소나무 숲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4일 진화 나흘째로 접어든 경남 산청 산불 현장에는 평균 초속 1.5m, 최대풍속 초속 10~15m의 북풍이 불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산청 시천면에 평균 초속 4m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했다.

진화 사흘째인 경북 의성 산불 현장은 순간풍속 최고 초속 10m의 바람이 예보되고 있다.

사흘째 지속되는 울산 울주 산불은 강풍으로 인해 진화율이 70% 수준을 맴돌며 주불 진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울주에는 평균 초속 5~6m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했다.

봄철에 대형산불이 집중되는 것은 한반도의 남쪽에 고기압, 북쪽에 저기압이 머물면서 생성되는 강한 편서풍 역전층과 백두대간 사이의 좁은 통로를 지나면서 고온건조해지면서 강풍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년 울진·삼척 대형산불이 발생했을 당시, 3월 4일 울진 지역에서 관측

된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27m로 여름 태풍 수준에 맞먹기도 했다.

2019년 4월에 발생한 강원도 대형산불도 최대순간풍속 초속 30m 바람이 불었으며, 2005년 4월 발생해 천년고찰인 낙산사를 덮쳤던 산불 역시 최대순간풍속 초속 32m의 바람을 타고 빠르게 확산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실험 결과 바람이 없을 때 30도 경사면에서 산불이 분당 0.57m의 느린 속도로 확산했지만, 바람이 초속 6m 속도로 불면 바람이 없을 때보다 26배나 빨라졌다. 바람이 불면 화염이 옆으로 누우면서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비화(飛火)는 산불의 불기둥으로 인해 상승한 불똥이 강한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현상이다. 비화는 다른 곳에 옮겨붙어 새로운 산불을 만들기도 한다. 마치 ‘도깨비불’처럼 수백m씩 날아가 대형산불의 주요 원인이 된다.

특히 침엽수는 활엽수에 비해 1.4배 많은 열에너지를 갖고 있고 불이 지속되는 시간도 2.4배 길어 많은 불똥이 만들어진다. 수관화로 인해 소나무의 가지와 솔방울, 껍질 등에 불이 붙으며 생긴 불똥이 상승기류와 강풍을 만나면 최대 2㎞ 가까이 날아갈 수 있다. 지난 2009년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에서는 불똥이 최대 35㎞까지 날아가 불을 확산시켰다는 보고도 있다.

우리나라의 산림 중 36.9%는 소나무 중심의 침엽수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나무숲은 전국 산림 면적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단일 수종으로는 가장 면적이 넓다. 소나무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송진은 ‘테라핀’ 같은 정유물질을 약 20% 이상 포함하고 있어 불이 잘 붙을 뿐 아니라 오래 지속되는 특성이 있다.

실제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나무는 활엽수에 비해 1.4배 더 뜨겁게 타고 불이 지속되는 시간도 2.4배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정유물질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대량의 열에너지가 발생하고 산불 확산에 기폭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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