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 대표 관광지 수성못 인근에 있는 미즈사키 린타로(水崎林太郞) 묘소에서 매년 열리는 추모제를 놓고 찬반 여론이 갈리고 있다.
일부 시민과 정치권은 "친일 잔재의 흔적"이라고 비판하는 반면, 추모제를 주관하는 민간 단체는 "일본인이라도 지역 주민을 위해 옳은 일을 했다면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6일 오후 미즈사키 린타로 묘소. 수성못에서 180m 정도 떨어진 이 묘소에서 최근 60주년 추모제가 열려 상석엔 국화꽃이 여러 송이 놓여 있었다.
수성구가 제작한 안내표시판에는 '미스사키는 1915년 개척 농민으로 대구에 와 수성들에서 화훼농장을 운영하던 중 신천의 물이 상수도로 이용되면서 농업용수가 부족해지자, 조선인 4명과 함께 수성못 축조를 위해 수리조합 설립에 나섰다'고 적혀 있다.
그는 조선총독부 등을 설득해 사업비를 지원받아 수리조합을 설립했고, 1939년 못을 관리하다가 "죽으면 장례는 전통 조선식으로 하고 수성못이 보이는 곳에 묻어 달라"고 유언했다. 그 유언에 따라 수성못이 바로 보이는 산 일대에 안장하게 됐다고 한다.
매년 이곳에서 추모제가 열리는 것을 놓고 일부 시민과 정치인은 "소작농이 대부분이었던 조선 농민을 상대로 물세 등을 받았던 일본인 지주를 추앙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민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도 "미즈사키는 수성면에 '개척 농민'으로 왔다"며 "조선을 뿌리까지 식민지화하기 위해 총독부의 첨병 역할과 그 하부 조직으로 끌어들인 일본 농민"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그는 조선인으로부터 물세를 받아 큰 수익을 냈는데도 마치 엄청난 혜택을 베풀었다는 것은 큰 오류"라며 "부자가 한두 번 적선했다 하더라도 높여서는 안 되는 것과 같이 일제강점기에 설령 일본인의 선행 사실이 나타났다 하더라도 검증에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동근 한일친선교류협회장은 "일각에서 '친일 잔재'라고 주장하는 부분이 있어 조사를 했고, 그 결과 수탈하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돼 지속해서 추모제를 열고 있다"며 "일본 사람이 나쁘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주민을 위해 좋은 일을 했다면 인정하고 민간 교류를 지속해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오전 미즈사키 린타로 묘소에선 추모제가 열렸으며, 한일친선교류협회 회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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