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마늘농사로 어렵게 지은 집인데…" 의성체육관 한숨·눈물만

이재민 1주일 넘게 대피생활…일부 주민 트라우마 호소

30일 오전 경북 의성군 의성체육관에 마련된 산불 피해 이재민 대피소에 어르신들이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5.3.30 ⓒ News1 남승렬 기자
30일 오전 경북 의성군 의성체육관에 마련된 산불 피해 이재민 대피소에 어르신들이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5.3.30 ⓒ News1 남승렬 기자

(의성=뉴스1) 남승렬 기자 = "집이 다 타 버려 오빠네 부부가 엿새째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어요. 불에 타 잿더미만 남은 오빠네 집을 방금 확인하고 왔는데, 눈물만 납니다."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낸 경북지역 산불의 주불이 잡힌 지 이틀째인 30일 오전 산불 피해 이재민 대피소가 마련된 의성군 의성체육관.

이곳에서 만난 박모 씨(59·여)는 친정집이 다 타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구미에서 친정인 의성을 급히 찾았다.

박씨는 "오빠와 언니가 힘들게 마늘 농사를 지어 7년 전에 새로 지은 집인데 잿더미만 남았다"며 "다 타 버린 집도 집이지만, 언니가 너무 불안해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재민들은 대피소 운영본부 앞에 설치된 TV를 통해 나오는 산불 관련 뉴스를 근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70대 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산불 관련 뉴스를 보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할머니는 "며칠째 집이 불타는 악몽을 꾸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연방 눈물을 훔쳤다.

한 80대 이재민은 "집이 다 타 정말 몸만 빠져나왔다"며 "돌아갈 곳이 없어 월요일에는 서울 딸네 집으로 가기로 했다"며 "나라에서 하루빨리 복구해 주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의성체육관에는 이날 오전 기준 산불로 보금자리를 잃은 의성읍과 단촌면, 신평면, 안평면 29가구 이재민 47명이 머물고 있다.

경북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에서 지원 나온 한 상담사는 "트라우마로 불안해하시는 주민들이 생각보다 많다"며 "심리적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해 지속적인 상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묘객 실화로 발생한 이번 산불로 의성지역은 산림 1만2821㏊가 소실되고 주택 296채가 불에 탔다.

의성체육관 등 대피소 12곳에 170여명은 일주일 넘게 대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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