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뉴스1) 최창호 기자 = 지난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사흘 만에 영덕군을 덮쳐 피해가 속출했다.
산림청이 주불 진화를 발표한 28일 오후 2시30분 현재 영덕군의 피해 면적은 축구장 1만1274개에 해당하는 8050㏊에 이른다.
영덕에서는 25일 오후 6시 주민대피령이 발령된 후 주택 945동이 전파돼 이재민 수가 1000여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불이 나자 마을별로 긴급 대피가 이뤄졌고 농약살포기, 수도꼭지 등 물을 뿌릴 수 있는 장비를 총동원했지만 거센 불길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영덕읍 매정1리에 사는 80대 A 씨는 "순식간에 마을로 넘어오는 시뻘건 불에 속수무책이었다. 할 수 있는 건 오직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것 뿐이었다"고 당시의 긴급했던 상황을 전했다.
A 씨는 "집도 절도 다 탔다. 앞으로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전국에서 달려온 소방관과 지자체 산불진화대원들이 사흘 동안 교대로 화마와 사투를 벌였다.

영덕군청 산불진화대원 B 씨는 "강풍을 탄 불이 산의 7부 능선 위로 급속히 번졌다. 물 한번 제대로 뿌려볼 수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확산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보다 철저한 진화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발생하는 산불은 헬기로 진화하는 방법 밖에 없다. 물을 더 많이 담을 수 있는 헬기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이재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조립식 주택과 임시 거처를 마련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의성에서 번진 산불로 영덕에서는 9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다.
choi1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