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자갈치아지매시장' 개장 또다시 난항…상인회 '보이콧'

점포 추첨 설명회 불참 "시가 일방적 사업 추진"
시 "입점 거부 시 공개 입찰해 계획대로 개장"

본문 이미지 - 부산 중구 남포동 '자갈치아지매시장' 앞에 노점이 펼쳐져 있다.2025.3.31. 손연우 기자
부산 중구 남포동 '자갈치아지매시장' 앞에 노점이 펼쳐져 있다.2025.3.31. 손연우 기자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수년간 지연됐던 부산 중구 남포동 '자갈치아지매시장' 개장 계획이 또다시 난관에 부딪혔다.

부산시는 자갈치 시장 주변 불법 노점상을 새로 건립된 '자갈치아지매시장'으로 이전하는 절차를 마무리하고 오는 6월 말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점포 배정 추첨을 앞두고 상인들이 단체 행동을 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시는 31일 오후 4시 부산시수협 자갈치위판장 대회의실에서 자갈치아지매시장 점포 추첨 설명회를 열었으나 전체 입점 대상 상인 216명 중 참석자는 10여 명에 불과했고, 참석한 상인들마저도 반발과 항의가 잇따르면서 이날 설명회는 사실상 파행됐다.

시에 따르면 자갈치시장 2개의 노점 상인회는 이날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시 측에 통보했다. 입점 예정자 중 불법 입찰자 등에 대한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임대료가 비싸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이들은 "점포 규모, 임대료 등이 당초 상인들과 협의한 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시가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상인들 모두가 입점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상인들은 점포 추첨 방식, 비싼 임대료, 2개동 건물 임대료 격차, 주차장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한 상인은 "손님이 줄어들고 있는데 점포 위치와 규모도 모른 채 무작위로 추첨해서 뽑히는 대로 점포를 받는 식"이라며 "형편상 작은 규모 점포를 하고 싶어도 큰 점포가 배정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어 "건물 주차장이 차량 33대 밖에 수용할 수 없도록 조성됐다"며 "비싼 점포 사용료와 관리비 등으로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충분한 주차장 확보를 통해 시장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시가 지원해 줘야 함에도 턱없이 부족하게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상인은 "시가 점포 규모를 동일하게 만들어주기로 해놓고 점포 규모와 임대료 모두 다르게 만들었다"며 "형평성에 어긋나 상인들 모두 입점을 반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본문 이미지 - 31일 부산시수협 자갈치위판장 대회의실에서 자갈치아지매시장 점포 추첨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2025.3.31. 손연우 기자
31일 부산시수협 자갈치위판장 대회의실에서 자갈치아지매시장 점포 추첨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2025.3.31. 손연우 기자

시가 제시한 시장 사용료와 예상 관리비 내역을 보면 시장 내 점포 면적은 적게는 4.42㎡(1.34평)부터 최대 11.49㎡(3.48평)까지 8개 규모로 이뤄졌고, 임대료(사용료+예상 관리비)는 최소 55만 원에서 최대 186만8000원으로 차이가 컸다.

같은 규모의 점포임에도 1단계 건물보다 2단계 건물의 임대료가 1.9배 정도 높았다. 4.42㎡의 경우 임대료는 1동 55만원, 2동 72만4000원이다. 11.49㎡은 1동 140만7000원, 2동 186만8000원이다.

시 관계자는 "점포 위치에 따라 장사가 잘되고 덜 될 수 있기 때문에 공정성에 맞게 하기 위해 추첨 방식을 선택했다"며 "원하는 대로 점포를 제공할 경우 여러 악용하는 사례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대료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임대료는 최소한의 운영비를 맞춘 범위 내에서 정한 것"이라며 "1·2단계 건물 부지 용도가 각각 준공업지역, 일반상업지역으로 다른 데다 유지 관비도 달라 건물 규모에 따라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주차장은 중구청이 노점이 정리된 곳에 대해 도로공사를 진행할 때 노상 주차장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상인들과 소통을 지속했기 때문에 계획대로 입점이 완료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상인들이 입점을 끝까지 거부할 경우 입찰권을 박탈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서라도 일정대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시가 개장 일정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시와 상인간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갈치아지매시장은 5649㎡ 면적에 연면적 4268㎡, 지상 3층 규모의 건물 2개동, 220개 점포로 조성됐다. 시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35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1, 2단계 건물을 건립 완료했다.

계획대로 관련 절차가 이뤄진다면 자갈치아지매시장 1단계 건물이 준공된 지 3년, 사업이 추진된 지 13년만에 본격적인 입점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시는 2022년 1단계 건물을 완공했지만 건물 규모가 기존 상인을 수용하기엔 부족하다는 상인의 반발에 따라 2단계 건물을 지난해 추가로 준공했다.

시는 1일부터 10일간 추첨공고, 7일부터 5일간 참가 신청 접수 등 절차를 진행한 뒤 오는 16일부터 3일간 현장 추첨을 실시한다. 이후 사용허가와 입점 준비 등을 거쳐 6월 말 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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