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동=뉴스1) 강미영 기자 = 경남 산청·하동 산불이 닷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불길이 강풍을 타고 하동으로 뻗어나가면서 늦은 밤까지 대피가 이어지고 있다.
25일 오후 하동군 옥종면 정개산 인근에서 불씨가 되살아나면서 짙은 연기가 치솟았다.
해당 지역은 면 소재지와 직선거리로 불과 2~3㎞ 떨어져 있어 대피소에서도 시뻘건 불길이 넘실거리는 게 보일 정도다.
이에 당국은 옥종면 월횡리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진화에 나섰으나 오후 늦게까지 불길이 잡히지 않으면서 추가 대피령을 내렸다.
현재까지 하동 14개 마을에서 1400여 명의 주민이 옥종초·옥천관 등 10개 대피소로 이동하는 상황이다.
이날 오후 9시 옥천관 옆 테니스장에서는 문암·대정·가덕·병천 등 4개 마을 주민이 이재민 등록을 위해 모이면서 혼잡한 상황이었다.
주민들은 대피소 너머로 보이는 산불을 바라보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전국 최대 딸기 주산지인 옥종면에 화마가 덮치면서 작황에 큰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재민 등록을 위해 줄 서 있던 신 모 씨(70대)는 "하루 종일 헬기가 떠다니고 안전 문자가 울려대니 마음이 불안하다"면서 "전국이 전쟁통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옥종면 관계자는 "지금이 딸기 재배 첫 시작인 모종 작업을 할 시기인데 큰불이 나면서 많은 농민들이 올해 농사를 망칠까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1일 오후 3시 26분쯤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한 야산에서 발생한 불은 닷새째 진화 작업이 이뤄지면서 이날 오후 8시 기준 진화율 87%를 보이고 있다.
당국은 민가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방화선을 구축해 야간 산불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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