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서도 일왕 생일기념…"기미가요 안돼, 사과 먼저" 항의도(종합)

일본영사관 측 출입 통제·명단 비공개

본문 이미지 - 부산 시민단체가 20일 오후 일본영사관이 주최한 나루히토 일왕의 생일 기념 행사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부산 앞에서 생일 기념 행사 개최를 규탄하고 있다. 2025.2.20/뉴스1 ⓒ News1 조아서 기자
부산 시민단체가 20일 오후 일본영사관이 주최한 나루히토 일왕의 생일 기념 행사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부산 앞에서 생일 기념 행사 개최를 규탄하고 있다. 2025.2.20/뉴스1 ⓒ News1 조아서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손연우 기자 = 서울에 이어 부산에서도 나루히토(德仁) 일왕 생일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를 두고 일부 시민단체는 항의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일본영사관은 20일 오후 6시 30분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부산에서 오는 23일인 나루히토 일왕 생일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입헌군주제 국가인 일본은 일왕의 생일을 국경일(공휴일)로 기념하고, 서울·부산을 비롯한 전세계 각국 재외공관에서 축하 리셉션을 열고 있다.

이날 행사에 앞서 일부 시민단체는 항의 집회 및 행진을 진행했다. 윤석열 즉각퇴진 비상행동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울에서 열린 파티에서는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기미가요'가 울려 퍼졌는데, 이번 행사 식순에도 기미가요가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민주의 도시이자 항일의 도시 부산에서 기미가요가 울려 퍼지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며 목소리 높였다.

제국주의 시절 일본의 국가로서 일왕을 찬양하는 내용이 담긴 기미가요(君が代)는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폐지됐었지만 1999년 다시 일본 국가로 재지정됐다.

집회에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도 이어졌다.

해운대구민 A 씨는 "부산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파기를 위해 부산시민을 비롯한 전국 시민의 힘으로 일본영사관 앞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운 데 이어 일본강제징용노동자상도 건립했다"며 "그런데 일본은 부산에서도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대표 도시 해운대에서 우리나라를 무시하고 국민을 짓밟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경남에서 온 B 씨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가 끝내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며 "전쟁범죄를 인정하지도, 사죄하지도 않는 파렴치한 전범국가의 국왕 생일파티를 당장 중단하라"고 외쳤다.

본문 이미지 - 부산 시민단체가 20일 오후 일본영사관이 주최한 나루히토 일왕의 생일 기념 행사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부산 앞에서 행진하고 있다. 2025.2.20/뉴스1 ⓒ News1 조아서 기자
부산 시민단체가 20일 오후 일본영사관이 주최한 나루히토 일왕의 생일 기념 행사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구 파라다이스호텔부산 앞에서 행진하고 있다. 2025.2.20/뉴스1 ⓒ News1 조아서 기자

이날 집회에 함께한 하남욱 북구의회 의원(운영위원장)은 "영사관 측에서 시 의원에게 전체적으로 초대장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산시민을 대표하는 의원이 일왕 생일파티에 초대를 받아 참석하는 것은 시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묵살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행사가 열리는 호텔 앞을 지나던 해운대구민 조 모 씨(50대)는 "일본은 교류와 협력을 할 수밖에 없는 이웃 국가로, 정치·과거사와 경제·사회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며 "한일 관계는 과거에 발목 잡히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외부인에게 비공개로 진행됐다. 영사관 측은 앞서 부산지역 정관계 인사에게 행사 초대장을 보냈으며 신청자만 출입할 수 있도록 출입을 통제했다.

시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재현 국제관계 대사가 참석했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초청을 받았으나 참석하지는 않았다.

호텔 측은 집회에 따른 교통 정체 등 혼잡에 대비해 미리 투숙객을 대상으로 안내했다.

호텔 관계자는 "주최 측인 영사관은 공간 대여 외에는 호텔 쪽에 아무런 요청사항을 제시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모든 행사 준비를 마쳤다"며 "참석자 규모나 명단도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80명이 참석했으며, 경찰은 이날 혹시 모를 충돌과 돌발행동을 막기 위해 경력 150여명을 호텔 주변에 배치했다.

한편, 전날 주한일본대사관 주최로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일왕 생일 기념 행사에는 전례에 따라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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