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아라리오뮤지엄은 2025년 상반기 기획전으로 8월 10일까지 백정기 개인전 '이즈 오브'(is of)를 개최한다.
백정기는 2007년부터 치유, 보존, 재생, 자연, 욕망 등에 관심을 갖고 작업을 이어 왔다. 그의 작업은 사진, 조각 등과 같은 전통적인 예술 매체와 과학 기술을 접목해 그만의 고유한 예술 매체를 창조하는 과정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작가의 작업 방식이 잘 드러나는 대표적인 작품이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연작 '이즈 오브'(is of)다.
2011년부터 시작된 이 연작은 특정 장소의 자연 풍경을 촬영하고, 그 풍경 속 자연물에서 추출한 색소를 활용해 사진을 인화하는 작업이다. 작가는 자연 색소가 바래지는 것을 최소화하고자 사진을 에폭시로 코팅하고, 산소 유입을 차단하는 챔버에 넣어 전시한다. 이를 통해 자연에 대한 인간의 소유와 보존 욕망을 드러내며, 존재의 유한함과 무한함의 모순을 탐구한다.

'이즈 오브'(is of)는 '에이 이즈 중의 비'(A is of B)'의 문장에서 발췌한 것이다. 'A는 B로부터 기인한다'로 번역되며, 자연스레 A와 B 사이의 위계 관계를 설정한다. 이 위계 관계는 사진 이미지가 자연 풍경의 시간성에서 떼어져 나온 별도의 무엇이 아니라, 그로부터 기인한 일부라는 것을 함의한다.
전통적인 사진은 대상의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 불변의 시간성을 내포한다. 반면에 백정기의 사진 작품은 인화 후 자연 색소가 조금씩 바래지면서 피사체의 시간이 멈춰져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인간)과 마찬가지로 순리에 따라 변하고 소멸하는 존재임을 암시한다.
백정기는 국민대학교 입체미술과를 졸업하고, 영국 첼시 미술학교 순수미술 과정을 수료한 후 글라스고 미술학교 순수미술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국립현대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울산시립미술관, 두산아트센터, 브릿지 가드 아트 앤 사이언스 센터 등 국내외 유수의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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