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 한국 대중문화사 한 획 그은 진정한 예술가

'아침이슬', '꽃피우는 아이', '작은 연못' 등 수많은 명곡 남겨
소극장 '학전' 통해 다양한 실험 공연 펼쳐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으로 꼽히는 ‘학전’을 30여 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배출해 온 가수 김민기가 21일 별세했다. 향년 73세. 22일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김민기는 전날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해 세상을 떠났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영 씨와 슬하 2남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뉴스1 DB)2024.7.22/뉴스1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으로 꼽히는 ‘학전’을 30여 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배출해 온 가수 김민기가 21일 별세했다. 향년 73세. 22일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김민기는 전날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해 세상을 떠났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영 씨와 슬하 2남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뉴스1 DB)2024.7.22/뉴스1

(서울=뉴스1) 김정한 정수영 기자 = 지난 21일 73세를 일기로 별세한 김민기는 1970~80년대 한국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 대중 음악가이자 문화 운동가다. 그의 음악과 활동은 한국 대중문화 전반에 큰 족적을 남겼다.

김민기가 작사·작곡한 곡들은 당시 억압적인 군사정권에 맞서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로 해석되며 당시 젊은 세대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곡들은 대중음악에 사회 참여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고 민주화 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침이슬', '꽃피우는 아이', '작은 연못' 등이 대표적인 곡들이다.

그의 음악과 활동은 노동 문제, 환경 문제, 여성 문제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다루며 사회적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그가 음악을 통해 제기한 다양한 사회 문제들은 대중의 관심을 촉발했고 이는 사회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증폭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그는 특히 우리말로 된 우리의 가락으로 노래하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당시 외국어 번안곡이 주를 이루었던 상황에서 그는 포크, 발라드, 록 등 다양한 음악 스타일에 한국적인 가락과 리듬을 결합하고 우리말로 우리의 삶과 이야기를 노래의 주제로 담아냄으로써 한국적인 포크송의 지평을 열었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김민기는 1970년대 우리나라 포크 문화를 융성하게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싱어송라이터"라며 "빼어난 전달력과 음색을 지닌 보컬리스트였다"라며 "더 많은 명곡을 우리 가요사에 남길 수 있었을 텐데 김민기는 안타까운 이름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2023년 '지하철1호선' 공연사진(학전 제공)
2023년 '지하철1호선' 공연사진(학전 제공)

김민기는 기존의 상업주의적인 대중문화에 대항하는 대안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도 앞장섰다. 그 결정체는 1991년 3월 15일 개관한 학전 소극장이다. '학전'은 2024년 3월 13일 폐관할 때까지 33년간 총 359개 작품을 기획, 제작하며 수많은 공연예술인에게 기회와 성장의 터전을 제공했고, 수많은 관객에겐 삶 속의 여유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김민기는 학전 폐관을 앞둔 지난 2월 22일 마지막 콘서트 '학전, 어게인 콘서트' 제20회 공연을 앞둔 공연자들과 관객들에게 "모두 다 그저 감사하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이것이 그의 마지막 공식 발언이 됐다. 많은 사람이 학전의 존속을 원했으나, 그는 자신의 선에서 학전의 모든 역사가 마무리되기를 바랐다. 학전은 예정대로 폐관된 후 지난 17일 '아르코꿈밭극장' 개관으로 거듭나며 김민기의 뜻을 이어갈 발판을 마련했다.

탁계석 음악평론가는 "민중음악과 민중문화의 새 길을 연 분"이라며 "특히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열기는 대단했다, 한 시대를 이끈 인물"이라고 했다.

김민기의 음악은 당대의 젊은 세대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의 노래들은 젊은 세대의 삶과 고민을 담아냈고, 이를 통해 젊은 세대는 서로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이로 인해 그는 1970~80년대 한국 청년 문화의 상징적인 인물이 됐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거창한 타이틀을 부담스러워했고, 한 명의 대중문화 활동가이기를 바랐다.

김민기는 자신의 음악과 활동을 통해 사회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힘썼다. 그의 음악은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그의 정신은 한국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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