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애플의 '애플 인텔리전스 시리' 등 AI 기능 개발 지연의 후폭풍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개발 진행 상황을 숨기고, 면피를 위해 약관과 광고를 수정하는 애플의 행태에 각계에서 비판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관련해 정확한 유출 소식을 전해온 밍치 궈 홍콩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지난 14일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 시리 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을 비공식 채널로 알린 건 최악의 선택"이라고 꼬집었다.
밍치 궈는 '출시 지연' 자체 보다 애플의 대응 행태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애플은 최근 애플 인텔리전스 시리 개발이 1년 가량 지연되는 것을 공식화하면서도, 이를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일부 팟캐스트에 보낸 성명서로 갈음했다.
또 조용히 애플 인텔리전스 시리의 기능을 홍보하는 광고를 비공개 처리하고, 홈페이지와 약관에 말없이 면피를 위한 문구를 삽입한 사실이 들통났다. 현재 애플 홈페이지의 아이폰16시리즈 및 아이폰16e 제품 소개 페이지에는 면피 조항이 추가됐다.
밍치 궈는 "애플은 과거 아이폰4 '안테나 게이트' 사태 때 고(故) 스티브 잡스의 방식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앞서 애플이 지난 2010년 출시한 아이폰4는 하단을 잡았을 때 통화가 불가능한 수준까지 안테나 수신율이 떨어지는 '안테나 게이트' 문제가 발생했다.
스티브 잡스 및 애플은 초기에는 '아래 부분을 잡지 말라'며 책임을 회피했으나 결국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불편을 겪은 사람들에게 "범퍼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30일 내 환불시 수수료를 면제하겠다"고 정책을 바꿨다. 공식 홈페이지에도 해명 자료를 게재했다.
IT 팟캐스트 달링 파이어볼(Daring Fireball)을 운영하는 인플루언서 존 그루버도 애플을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존 그루버는 "애플은 지난해 WWDC에서도 애플 인텔리전스의 '더 개인화된 시리' 기능 중 어떤 것도 시연하지 않았다"며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시연조차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출시 지연 상황도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 시리의 개발 상황 및 현재 상태 등을 공개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시민단체가 애플의 아이폰16 허위·과장 광고를 문제 삼고 소비자 보상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YMCA는 논평을 통해 "애플은 (아이폰16 시리즈의) 허위·과장 광고로 제품을 판매한 것에 책임을 지고 보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
공정거래위원회에 법 위반 여부 조사를 요청하고 검찰 고발 촉구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