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인공지능(AI) 에이전트(AI 비서) 소프트웨어 기술이 빠르게 발전한 데 반해 이를 구현하는 하드웨어(기기) 기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AI 모델을 탑재한 스마트폰에 완전히 밀려난 모습이다.
대신 구글·메타·오픈AI 등 빅테크를 중심으로 제조·물류 산업에 적합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5일 IT 업계에 따르면 'CES 2024' 당시 AI 전용기기로 주목받은 'AI 핀'(휴메인)과 'R1'(래빗) 등은실제 제품 출시 이후 스마트폰 대비 차별화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부정적 평가에 직격탄을 맞고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AI 전용기기가 활용성과 AI 품질 면에서도 스마트폰보다 경쟁력이 높지 않아서다. 현재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 다양한 AI 기능을 탑재하고 있고, 그동안 오픈AI와 협력관계를 이어온 애플도 아이폰에 자체 개발한 'AI 인텔리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빅테크 기업들은 새로운 AI 전용기기 개발에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면서 '피지컬 AI'를 구현하는 방안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차세대 기기 형태로 △전용 단말기 △안경 △시계 △AR/VR 등이 꼽히지만, 스마트폰을 넘어서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구글 딥마인드는 12일(현지시간) '제미나이 2.0' 모델 기반의 휴머노이드 로봇 '제미나이 로보틱스'와 '제미나이 로보틱스-ER'을 각각 발표했다.
메타도 올해 2월 리얼리티랩스 하드웨어 부문 내에 휴머노이드 로봇 전담팀을 신설하고 마크 휘튼 전 크루즈 CEO를 영입했다. 전담팀은 로봇산업 전반 하드웨어 플랫폼 구축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메타는 중국 '유니트리 로보틱스' 미국 '피겨 AI' 등과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오픈AI도 2020년 중단했던 로봇 연구를 4년 만에 재개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직접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로봇 분야 전문가 채용에 나서면서 기존 협력 관계인 피겨 AI와는 계약을 종료했다.
한편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올해 2월 AI 전용 단말기와 자체 반도체 개발 계획을 밝혔다. 그는 "AI는 인간과 컴퓨터가 접하는 방법을 근본부터 바꾸기 때문에 새로운 단말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시제품을 출시하려면 수 년이 더 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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