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KT(030200) 주가가 '통곡의 벽' 5만 원을 뚫고 15년 만에 장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재무통' 김영섭 대표 취임 후 단행한 체질개선과 기업가치제고(밸류업)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는 이날 전일 대비 1200원(2.42%) 오른 5만 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T 주가가 5만 원대에서 거래를 마감한 건 지난 2010년 1월 이후 약 15년 만이다.
이날 KT 주가는 장 중 한때 5만 900원까지 오르며 지난 2010년 2월 1일(장 중 최고가 5만 1200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KT 주가는 김영섭 대표가 취임한 지난 2023년 8월 이후 1년 7개월 사이에 무려 58.93%(2023년 8월 10일 종가 기준) 올랐다. 같은 기간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의 주가 상승률이 21.80%, 6.58%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독보적인 상승세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KT 주가 강세의 원인으로 김 대표 취임 후 진행된 '군살 잘라내기'와 기업가치제고(밸류업), 순조로운 AI 전환(AX) 등을 꼽는다.

김 대표는 취임 후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자산 효율화 계획 등을 통해 AICT(AI+ICT) 기업으로 변하기 위한 체질 개선을 본격 추진 중이다.
또 지난해 4분기에는 2800명의 희망퇴직과 1700명의 자회사 전출 등 4500명 규모의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일회성 비용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 났으나, 주가 상승세는 계속됐다.
최근 김 대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5에서 개최한 간담회에서도 "KT에 와서 제일 먼저 한 건 불필요하고 본업과 무관한 한계 부실 사업을 정리한 것"이라며 "본업 성장에 힘을 쓸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호텔 등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자산 효율화 추진 사실도 인정하며 "6G(6세대) 이동통신을 위한 주파수, 위성, AI 등 투자할 곳이 많은데, 부동산 유동화를 통해 확보한 재원은 본업을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T가 본격 추진 중인 AX 역시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미국 팔란티어와 AX 사업 가속화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KT가 추진 중인 과감한 주주환원 정책과 밸류업 계획도 주가 상승세에 힘을 싣고 있다.
KT는 지난해 11월 연결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를 9~10%로 설정하고 오는 2028년까지 누적 1조 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소각한다는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올해는 오는 8월까지 약 250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배당을 시작했으며, 연간 주당 배당금도 2000원으로 전년 대비 40원 증액했다.
이 결과 KT에는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몰리는 모양새다. 지난해 11월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 보유한도 49%에 도달한 KT는 현재까지 한도 도달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2023년 8월 11일부터 이날까지 KT를 총 8371억 원 순매수하며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1위를 기록했다. 기관도 1487억 원 순매수했으나 개인만 1조 17억 원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도 KT의 기업가치 및 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총 주주이익환원 금액이 9500억 원에 달할 것임을 감안하면 KT 주가 상승은 추가로 나타날 것"이라며 "지난해 4월 이후 현재까지 KT 주가가 40% 상승한 상황이지만 향후 1년간 KT 주가가 40% 이상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T의 B2B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AI 시장에서도 잘 활용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AX 액셀러레이터를 표방하며 지난해부터 마이크로소프트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소버린 AI 시장 공략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Kri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