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직면한 주요 과제들에 대해 스타트업은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이 공정한 룰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국회가 만들어 주시길 요청합니다."(한상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스타트업 대표들이 국회를 찾아 혁신 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스타트업을 지원해달라'는 일차원적인 목소리 대신 한국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스타트업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치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5일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및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과 '다시, 스타트업하기 좋은 나라'를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스타트업들은 우리 사회가 마주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에 비즈니스 기회를 접목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지방 소멸, 중장년 창업, 외국인 노동자 등 우리나라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풀어야 하는 문제들이 대표적이다.

남성준 다자요 대표는 제주도에 있는 빈집을 활용해 숙박시설을 운영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는 창업가다. 지방 소멸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면서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다자요의 사업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남 대표는 지방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수도권 중심의 정책이 지방을 더욱 황폐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년 정책은 만 39세까지를 대상으로 하지만 지방에는 65세가 마을의 청년회장인 게 현실"이라며 "장년층까지 포용할 수 있는 창업 정책이 지방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 정부를 따라가지 못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역량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남 대표는 "서울은 스타트업을 위한 펀드 등 여러 정책들이 작동하고 있지만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용어조차 생소해한다"며 지자체 민관협력 위원회, 민간 인재의 지자체 파견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재의 기술 중심 규제샌드박스는 지방의 현실에 맞게 서비스 산업에서도 도입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그는 규제샌드박스로 인해 역설적으로 자신의 아이디어가 보호받지 못했던 경험에 근거해 최초 제안자에 대한 혜택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2019년 50세의 나이로 11번째 창업에 나선 김철범 딥플랜트 대표는 중장년 창업의 활성화를 위해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중장년의 희망 근로 연령은 73세였지만 실제 퇴직 나이는 50살이 되지 않는다"며 "퇴직 이후 크게 재취업과 창업을 선택할 수 있는데 중장년 입장에서 쉬운 선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중장년이 창업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중장년이 가진 '경험'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중장년 창업 실태에 대한 통계 마련이 제도 마련의 첫걸음이라고 짚었다. 또한 이들을 위한 창업 특화 지원과 매칭 금융을 지원해 중장년 창업을 활성화하면 청년 고용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외국인 노동자의 국내 정착을 돕는 이현재 예스퓨처 대표는 "외국인이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해 불법 체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며 정치권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정치권은 스타트업과의 지속적인 대화로 지원책을 모색하겠다고 화답했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스타트업 산업은 우리나라 전체 발전 방향과 다르지 않고 국회에서 다루는 여러 가지 정책 의제들과도 다르지 않다"며 "오늘 정책 제안을 실천할 수 있도록 과제들을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한상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은 "누가 소비자 후생을 늘리고 누가 시장을 발전시키고 있는지, 사회적으로 스타트업을 위한 좋은 프레임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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