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으로 풀 수밖에 없는데…안 되면 진짜 답이 없습니다."
(시흥=뉴스1) 장시온 기자 =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5일, 멕시코에 생산 공장을 둔 자동차부품 제조사 율촌(146060)의 이흥해 대표는 수출 물량 감소에 대한 깊은 우려를 토로했다.
이날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관세 충격으로 인한 중소기업 피해를 돌아보기 위해 율촌을 직접 방문했다. 이 대표는 오 장관에게 "가장 큰 애로사항은 수출 물량의 감소"라고 강조했다.
오 장관은 이 자리에서 다자협의체와 수출바우처, 해외 거래처 네트워킹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기부는 이번 주 자동차산업협회와 반도체산업협회를 방문해 대기업과 납품 물량과 관련한 협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오 장관이 방문한 율촌은 멕시코 공장에서 만든 자동차 부품을 미국의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이다. 수출 비중이 85%에 달할 만큼 의존도가 높은데, 트럼프발 관세 전쟁으로 당장 수출 물량이 줄 위기에 처했다.
이 대표는 이날 "GM과 포드에 납품하는 물량의 타격이 가장 크다"며 "관세 부과로 비용은 늘었는데 자동차 업계 특성상 바로 판매가에 반영하기 어려워 수익 감소를 감수하고 물량을 지키려고 애쓰는 중"이라고 했다.
대기업은 미국 현지 공장을 증설하는 등의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이마저도 어렵다. 미국의 높은 부지 비용과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한국에선 평당 400만 원가량 든다면 미국은 800만 원 수준"이라며 "인건비도 너무 비싸서 엄두도 못 낸다"고 했다.
이 대표는 또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지역협의체 가입과 수출바우처 확대, 해외 거래처와의 네트워킹 강화 등을 위해 힘써달라고 건의했다.
오 장관은 "이런 생생한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현장에 온 것"이라며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장관은 이 대표가 언급한 다자협의체와 수출바우처 확대, 해외 거래처 네트워킹 확대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며 "피해기업의 신속한 경영 정상화, 수출국 다변화 등의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오 장관은 "중소기업을 만날 때마다 해외 거래처 네트워킹 중요성을 많이 듣는다"면서 "아세안과 중동 등 수출 다변화 지역 4곳을 위주로 거래처와 접촉할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도 운영 중인 애로신고센터와 긴급경영안정자금, 정책자금 패스트트랙 등의 적극 활용을 당부했다.
중기부는 지난해 11월부터 트럼프 2기 대응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지난 2월 18일에는 '중소·벤처기업 수출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중소기업 지원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해외 진출 중소기업이 납품하는 대기업에도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중소기업들이 '수출 물량 감소'를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은 만큼 이에 대한 당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번 주 자동차산업협회와 반도체산업협회를 방문해 상생을 당부하는 차원에서 물량 감소 최소화를 위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오 장관은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떤 기업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파악해 정부 지원을 디자인하는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은 같은 곳을 보고 있다. 어려운 시기지만 더 노력할 테니 앞으로도 소통하는 자리를 가지겠다"고 덧붙였다.
zionwkd@news1.kr